무뎌진다는 건 무너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그를

미동도 없이

요란함도 없이

묵묵히 통과해 가야 합니다



인정하듯 조금씩 지치고 미세하게 흔들리는 시간

견딘다는 건

폭풍처럼 일고 있는 바람 잠재우고 있는 일입니다



말 꼬리를 잡으면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안부를 묻는 일조차 두려움이 되어

숨 쉬는 일도 바람이 됩니다



그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에게 남아 있는 불치의 요람을 통해

바라의 시간 속으로 가야 합니다. *바라(히브리어) :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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