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프랜차이즈 점령…상가 특색 실종

강원 도내 주요 도심 상권을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려는 자영업자들도 안정성을 이유로 가맹점을 선호합니다. 이런 상황은 강원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추세여서,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히려 더욱 확대되고 고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지역의 입장에서 보면, 바람직하지만은 않은 현상입니다. 상권이 특색을 잃으면 자본의 역외 유출도 가속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역 특성을 살린 향토 점포를 육성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도시의 정체성을 살리고,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권을 차별화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강원 지역 프랜차이즈 업체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도내 가맹점은 2022년 기준 9673개로, 2018년 7117개에서 2556개로 26.4%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같은 기간 인구 180만명이 넘는 전남의 가맹점 수가 9050개인 것과 비교해도, 강원도는 유독 프랜차이즈 업종이 상권을 주도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청 소재지인 춘천이 대표적입니다. 중심 상권인 명동 일대에는 153개의 점포가 모여 있는 곳이지만, 그중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제외한 개인 점포는 10개에 불과합니다.

특히 가맹점 강세는 ‘식품’ 쪽에서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강원도의 9673개 가맹점 중 한식당이나 카페, 치킨전문점 등 음식점 개수가 5406곳으로 55.8%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 속에서 개별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들의 어려움은 날로 가중되고 있습니다.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재고 관리 비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상인들은 경쟁력에서 프랜차이즈를 쫓아갈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개인 점포는 메뉴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든 부분에서 신경 써야 하지만, 프랜차이즈는 운영 시스템이 안정돼 있어 창업에 훨씬 유리합니다.

지역 상권을 특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지자체가 나서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가맹점 강세는 강원 경제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지역의 특색 있는 가게들이 사라지면,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는 마을 상권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지역의 자금 유출을 최소화하고, 자본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상황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도와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조속히 해법을 찾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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