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상 반영 세련된 고딕건축

photo_caption
 사지에서 생환하였던 구 신부는 1955년 9월 20일 춘천이 지목구에서 대목구로 승격되자 11월 23일에 초대 춘천 대목구장으로 부임하면서 주교로 서품되었다. 이듬해인 1956년 6월 8일, 새로운 모습을 갖춘 '주교좌성당’의 축성식이 거행되었다. 실로 어려운 과정을 겪으며 탄생한 성당 건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40여년의 세월이 흐르며 견고한 벽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수의 손길을 원하게 되었다. 삭아가는 지붕과 누수로 얼룩진 천장, 뒤틀린 문틀과 창틀, 교체를 요구하는 낡은 배선 등 성당은 대대적인 보수를 요구하고 있었다. 2000년 '대희년’을 계기로 성당은 대대적인 보수를 결정하고 1998년 4월부터 9월 14일까지 다섯 달에 걸쳐 개보수를 하여 오늘에 이른다. 현재 내부의 마감은 대부분 바뀌었으나 외관은 보존되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언덕 위에 우뚝 자리 잡은 '죽림동성당’은 강원도 초기의 벽돌로 된 '풍수원성당’이나 '용소막성당’과는 달리 석조로 마감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고딕형의 건축을 취하고 있으나 당시의 시대상이 반영되어 지역성을 띤 변형된 모습을 하고 있다. 주출입구와 장미창, 종탑으로 이루어진 중앙을 중심으로 대칭으로 서향한 평면과 입면은 비교적 단순하며 한 가지 재료의 명쾌한 사용으로 가볍지 않은 무게가 느껴지게 한다.
 장미창도 단순한 디자인이며 문과 함께 머릿돌을 사용하여 디자인의 통일성을 구하고 있다. 돌출된 트란셉트(transept)에 해당하는 부분은 성구실과 복사 대기실로 독립된 공간이며, 측면으로 고해실이 돌출되어 있다.
 일정 간격으로 반복된 버트리스와 견고하고 방호적인 외관은 로마네스크의 느낌도 지니고 있다. 입면에 반영된 네이브와 아일의 모습과는 달리 내부는 장방형의 단순한 평면에 둥근 아치형 목조천장으로 마감되어 있으며 클리어스토리가 없는 대신 지붕창을 두었다. 종탑 위 십자가는 명동성당의 십자가를 재현하였고, 주 출입구의 문에는 오랫동안 이곳에 헌신한 '콜롬반외방선교회’의 업적을 기려 아일랜드 풍 십자 문양 한 쌍으로 꾸며졌다.
 성당 옆 2층의 벽돌로 되어있던 사제관은 헐리고 노출콘크리트로 된 새로운 사제관이 지어졌다. 지금은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옛날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춘천의 중심에 자리 잡아 종교의 공간이자 춘천 시민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