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지리적 측면 등 학술적 연구 선행돼야”

한강발원지 검룡소의 세계적 명소화를 위해서는 한강유역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공동사업과 학술적 연구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지역주민의 소득과 연계된 검룡소의 관광자원화 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차원에서 한강발원지의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룡소의 역사·문화적 가치에 대한 재조명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원도민일보사는 지난 25일 태백 오투리조트에서 강원도, 태백시, 하이원리조트와 공동으로 ‘한강발원지 검룡소의 명소화와 육성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갖고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다.

▲ 강원10대 브랜드 ‘한강발원지, 검룡소 명소화 전략과 육성방안’ 심포지엄이 지난 25일 태백 오투리조트에서 열렸다. 태백/이재용


발제 : 김창환 강원대 교수

주강원을 통해 본 검룡소의 명소화 전략

“정부·한강유역 자치단체 체계적 지원·관리 절실”

   
태백시 삼수동 창죽마을에 위치한 검룡소는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를 잉태한 상징적 장소라고 할 수 있다.

하천의 발원지의 성역화 내지는 상징화사업을 이끌고 있는 해외사례 중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중국의 4대강 주강(珠江) 유역의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강 상류지역은 한강의 상류인 태백, 정선, 영월과 마찬가지로 석회암으로 되어 있으며 열대 카르스트 지형이 나타나 복류천이 많다. 주강 하류는 광저우성을 중심으로 주강삼각주를 형성, 중국 개혁개방을 상징하는 3대 경제권으로 성장했다.

중국 윈난성 치징(曲靖) 잔니(沾益)현에 소재한 마슝산(馬雄山) 기슭에 소재한 주강의 발원지인 주강원(珠江源)은 중국 국가삼림공원, 성급 풍경명승구, 국제수리풍경명승구, 국가AAAA급 관광명승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마슝산 일대를 포함한 주강원은 1998년부터 4년간 친환경공원화 개발사업을 통해 대규모 관광단지로 탈바꿈했다. 주강유역 9개성과 홍콩, 마카오 특별행정구는 지난 2004년부터 연 1회씩 이른바 ‘9+2 행정수장 연석회의’와 ‘범주강 지역협력발전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주강 유역 11개 행정수장들의 모임은 향후 검룡소의 관광자원화 전략 수립 및 강원, 충북, 경기, 서울, 인천 등 5개 광역자치단체의 교류에 훌륭한 역할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검룡소를 명소화하는 전략으로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지오파크 사업(GeoPark)을 들 수 있다.

검룡소를 세계적 명소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한강유역 자치단체의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 따라서 한강유역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살린 도시들이 교류를 강화하고 지역발전과 협력을 보여주는 이상적인 모델로서, 한강유역 자치단체의 상생협력 포럼 또는 한강 네트워크 추진을 제안해 본다.

서울에 국한된 한강의 기적은 진정한 기적이 아니다. 진정한 한강의 기적은 발원지를 품고 있는 한강의 고향 검룡소에서 다시 시작돼야 한다.


   

재정여건 풍부 한강유역 자치단체와 공동사업 모색

주변 관광지·문화유산 연계 ‘지오파크’ 가입 추진도



△천남수=최근 지구환경이 급변하면서 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강발원지 검룡소가 소재한 태백시는 올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제한급수로 고통을 받은 지역이다. 발원지 마을에서 물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상당히 아이러니컬한 얘기일 수 있다. 그동안 소홀하게 다뤄졌던 발원지 문화가 지속발전가능한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김점수=검룡소의 명소화는 그동안 도와 태백시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 한강발원지를 전국민적·세계적 명소로 만들기까지는 단시간에 이뤄지기 힘든 것이다. 특히 지역주민의 소득과 연계되기까지는 더욱 쉽지 않은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 우선 지역주민들이 앞장서고 행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정부가 강의 발원지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설득해 나가야 한다. 특히 검룡소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개발을 어떤 식으로 할지가 중요하다. 관광지화할 것인가, 아니면 생태보전지역으로 활성화시킬 것인가를 정리해야 한다. 검룡소와 인접한 금대봉·대덕산을 비롯 태백지역 관광지와 연계된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검룡소 주변 마을주민들은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문남수=태백시민들은 올해초 수돗물 제한급수로 큰 고통을 겪었다. 이 기간 태백을 수시로 방문했지만 발원지에 대한 깊은 인식이 부족했다. 학술적인 연구도 소홀했다고 생각한다. ‘민족의 젖줄’로 불리는 한강발원지의 가치를 찾는 일에 강원도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도는 검룡소를 비롯 한강유역의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강원도가 충북, 경기, 서울, 인천 등 한강유역 5개광역자치단체 모임을 제안, 공동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 한강수계기금을 활용한 한강발원지 상징화사업을 발굴, 시행에 들어갔다. 아쉽게 내년도 일부사업 중 국비지원이 기획재정부에서 삭감됐지만 한강유역 자치단체와 협의,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다. 주제발표에서 제기된 지오파크 가입은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만 하다. 검룡소를 생태경관보전지역을 묶기 보다는 공원구역으로 활성화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김상국=서울시는 현재 15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청계천의 대변화못지 않게 한강변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하지만 한강발원지 검룡소에 대한 정보나 인식은 크게 부족하다. 좀 더 검룡소의 역사적 가치를 대중적으로 알려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강발원지는 태백이지만 한강으로 인한 최대혜택은 서울시민이 누리고 있다. 한강유역 5개 광역자치단체 모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강원도에 비해 재정여건이 넉넉한 타 광역자치단체가 발원지 개발을 위한 공동사업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

△천부성=태백시는 지난 95년부터 검룡소 개발사업에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전문적인 연구나 지속적인 행정뒷받침은 부족했다. 다소 늦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한강발원지의 가치를 되새기고 검룡소를 명소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이 자리는 학계와 행정담당자, 지역주민이 한자리에 모여 한강발원지의 활성화방안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현재 검룡소는 연간 9만명이 다녀가는 태백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생태공원 등의 관광지개발을 위해 검룡소 인근 사유지 매입에 착수했다. 조형물을 설치하고 산소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향후 한강대제를 발원지문화제로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오파크 가입은 전문가와 협의, 추진해 나가겠다. 지역주민의 수익창출로 이어지는 사업발굴도 병행해 나가겠다.

△김강산=검룡소를 한강발원지로 처음 발견한 이후 감회가 남다르다. 무엇보다 한강발원지가 소재한 창죽마을 주민들이 그동안 검룡소 활성화방안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강원도민일보사가 시민여론조사를 통해 선정한 강원10대브랜드에 ‘한강발원지-검룡소’가 포함된 것은 어느 정도 홍보가 됐다는 반증이다.

검룡소의 명소화는 우선 인위적인 개발보다는 자연환경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현재 검룡소에 설치된 인공다리는 주변환경과 부자연스럽다. 검룡소의 성역화는 지역주민과 태백시민부터 스스로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한강발원지에 대한 자연적, 지리적 의미뿐만 아니라 역사적·문화적 가치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검룡소가 소재한 창죽마을은 각종 전통문화를 지니고 있다. 검룡소와 주변마을을 연계한 개발이 필요하다. 매년 8월에 열리는 한강대제는 5개 광역자치단체장을 초청, 공동사업을 모색해야 한다. 지오파크 가입은 찬성하지만 영월과 정선을 포함하는 방안은 부정적이다. 검룡소를 중심으로 20㎞ 반경에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천남수=이번 심포지엄은 지역주민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한강발원지의 세계적 명소화는 지역의 자부심을 높이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관광적인 측면과 역사·지리적인 측면 등 다양한 각도에서 세밀하게 다뤄져야 한다. 특히 체계적인 학계의 연구가 적극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제발표 내용에 대한 토론자들의 의견제시도 다양했다.

△김창환=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지오파크 가입은 지역소득창출을 위해 제시했다. 하지만 검룡소 하나만으로는 가입하기 힘들다. 연계 관광지와 역사적·지리적 배경을 지닌 유물을 묶어야 한다. 검룡소 위쪽에도 샘들이 많지만 발원지라고 할 수는 없다. 창죽천을 가진 검룡소가 발원지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검룡소는 학계에서 발원지로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연구나 공인된 논문 등이 부족하다. 이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끝> 정리/박창현


참석자
◇ 토론
김점수 강발연 녹색정책연구실장

문남수 도 맑은물보전과장

김상국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과장

천부성 태백시 관광문화과장

김강산 태백 향토사연구소장

◇ 사회
천남수 강원도민일보 사회조사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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