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인터뷰] 개교 70주년 맞은 김선배 춘천교대 총장

도내 대학 가운데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하는 춘천교육대학교가 개교 70주년을 맞았다. 춘천교대는 지난 1939년 춘천사범학교로 문을 연 뒤 지금까지 총 2만135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도내는 물론, 전국 초등교육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올해 초등교원 임용고사 합격률도 서울·경기 지역 평균 40%를 뛰어넘는 61.6%를 기록, 초등교육의 산실임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김선배 춘천교대 총장은 개교 70주년을 맞은 올해를 ‘재도약의 해’로 삼아 세계를 향하는 교육대학으로 변모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용고사 합격률 61%… 초등교육 산실 입증

내일부터 이틀간 개교기념 국제학술 심포지엄


-춘천교대가 전국 초등교육의 산실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개교 70주년을 맞은 소감은.

   
“춘천교대가 지난 1939년 개교 이후 한국 초등교육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는데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동안 배출한 동문 2만여명 가운데 1만여명이 현재 강원은 물론, 수도권에 상당수 포진해 있다. 특히 서울지역 사립초등학교 교장 대부분이 우리 학교 동문일 정도로, 타 지역에서 우리의 초등교육 시스템을 높이 사고 있다. 그렇다고 자만은 없다. 지금이 대학의 위상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 알아주는 대학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개교 기념행사 가운데 국제학술 심포지엄이 눈에 띄는데 소개해 달라.

“국제학술 심포지엄은 개교 이래 처음 열리는 행사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중국과 일본, 미국, 뉴질랜드 및 국내 교육 석학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교육대학이 발전해 나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28, 29일 이틀동안 ‘21세기 유능한 초등교사 양성을 위한 교육대학의 과제’라는 주제로 △초등 예비교사 교육의 의미 △교수 내용 개발을 위한 예비 교사 교육 △교사의 실천적 지식 구성 등으로 구분돼 열린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한국의 초등교육 시스템을 본 받으려고 하는 만큼,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21세기형 초등교원 양성의 과제와 해법이 마련될 것으로 믿는다.”



-정부가 최근 교대 정원과 교원임용 규모를 줄여 종합대와 통폐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교대생들의 집단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공부에 매진해야 할 학생들이 강의실 대신 길거리에서 목소리를 높이는데 대해 교육자의 한사람으로서 심히 부끄럽게 생각한다. 학생들이 하루속히 강의에 복귀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경제논리’로 교육을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정부는 지난 2007년 교육발전을 위한 대규모 교원확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 정부가 불과 2년만인 올해 교원수를 동결한데 이어 내년 교육예산마저 대폭 삭감했다. 교원수가 줄어 임용경쟁률이 갈수록 치열해 진다면 우수한 학생들이 교대 진학을 기피하게 된다. 이는 곧 교단의 교사 질 저하를 불러올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안게 된다. 정부가 끊임없이 경제논리를 고수하고 있어 답답할 따름이다.”



-항간에는 교대 교수들이 종합대와의 통합을 반대하는 것을 두고, ‘밥그릇 싸움’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단과대학 규모인 교대 교수들은 사실 종합대와의 통합으로 얻는 것이 더욱 많아진다. 먼저 임금 수준이 40∼60% 정도 인상되고 사회적 지위도 올라간다. 교수들이 종합대와의 통합을 반대하는 것은 교육대학으로서 지난 70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지켜내야만 한국교육의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예비 초등교사를 가르치는 교수의 한 사람으로서 가장 치욕적인 것은 학부모들이 ‘우리 교사가 형편없다’라는 말이다. 이런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세계도 인정한 우리 초등교육 시스템을 지켜내고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도내 유일의 초등교원 양성기관인 춘천교대에 대해 깊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도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이에 보답하고자 향후 지역 사회에 대한 교육·문화·예술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고 찾아가는 교육멘토링 제도를 강화하겠다. 앞으로도 강원 초등교육을 책임질 교원 양성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당부드린다.” 구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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