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보광사 불상서 경전 등
보존 상태 양호… 학계 관심

▲ 속초시 동명동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보광사는 법당내 목조지장보살 좌상에 봉안돼 있던 조선시대 중기 유물 20여점을 발견, 공개했다. 속초/김창삼
속초지역 한 사찰내 불상에서 중국 명나라 황실에서 보낸 불교경전 등 복장유물 20여점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속초시 동명동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보광사(주지 석문 스님)는 지난 8일 충북대학교 목재연륜연구은행에 법당내 목조지장보살 좌상의 수종과 연륜연대 분석을 의뢰해 조사하던 중 불상내부에 봉안돼 있던 조선시대 중기(15∼17세기) 유물 20여점을 발견했다.

발견된 유물들은 지장보살 내에 있던 복장물(불상 내부에 복장 의식을 할 때 넣는 물품 등의 물건과 경전 및 발원문)들로, 보존상태가 양호한데다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불교경전이 포함돼 있어 보존가치가 클 것으로 보인다.

복장물 중 발원문에는 “甲午(갑오) 八月二十九日(팔월이십구일) 金剛山安養庵(금강산안양암)”이라고 쓰여 있어 갑오년(1654년)에 금강산 화암사 안양암에서 불상이 조성됐음을 알 수 있다.

또 중수발원문에는 “乾隆(건륭) 五年(오년) 庚申(경신) 三月二十七日(삼월이십칠일)”로 적혀 있어 1740년에 중수됐음을 알 수 있다.

발원문에 의하면 이 지장보살좌상을 제작한 조각승(작가)은 초안 스님으로, 1659년에 수화승 삼인 스님과 함께 전남 고흥 금탑사 목조지장보살좌상을 제작한 인물이다.

또한 발견된 복장물 가운데 ‘제불여래명칭가곡(諸佛如來名稱歌曲)’이라는 경전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부처와 보살 등의 이름을 운율에 맞춰 외우기 쉽게 만든 경전으로 명나라 영락제 때 제작돼 다수가 조선시대때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그 존재가 확인됐다.

이밖에 금실로 발톱 다섯개를 지닌 용의 모습을 새긴 직물 등도 발견돼 조선중기때의 직물 예술연구도 새롭게 조명될 전망이다.

이번 지장보살을 직접 살펴본 최선일 박사(경기도 문화재전문위원)는 “국내에서 이름만 알려져 있던 조각승인 초안 스님의 작품이 발견된 것은 조선시대 불교조각사 연구에 기준 작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보광사는 향후 목조지장보살좌상과 복장물에 대한 보존과 관리를 위해 도 지정문화재로 추진할 계획이다. 속초/김창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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