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쟁점 수준 높은 고찰보다 간단한 개요 파악이 우선

▲ 이서린

서울대 사회과학 1년

민사고 졸
논술이나 구술시험을 볼 때 알아두어야 하는 고전이나 신문기사, 우리 사회의 쟁점 등은 깊은 수준을 요구하기보다는 간단한 개요 정도의 지식만 알아두고 그것에 대한 자기만의 생각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고전 한 권 한 권, 신문기사의 모든 내용에 집착하기보다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논·구술 주간지 등을 보면서 자기 생각을 쌓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평소의 공부를 밑바탕으로 하고, 3학년 때에는 본격적인 논술 실전모의고사를 연습해 두면 좋습니다.

논술주간지나 신문, 인터넷을 통해서도 이러한 모의고사들을 구할 수가 있는데, 이처럼 실제 시험을 보는 것처럼 논술문을 작성해보고 학교 선생님이나 학원, 온라인 첨삭 등을 통해 계속해서 글을 수정해 나갑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귀찮더라도 한 번 첨삭받는데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수정하여 완벽한 한 편의 글을 완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본인 스스로 문제점을 고쳐 나갈 수 있고 실전환경에 완전히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구술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예상문제 등을 모은 책을 교재로 하여 구술면접 연습을 해 보면 좋습니다.

이때 혼자 거울을 보며 연습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친구나 부모님을 앞에 세워두고 말하는 연습을 하면 더욱 효과가 좋을 것입니다. 때로는 상대방에게 자기가 한 말에 대해 지적하거나 질문을 하라고 요청할 수 있으며, 이 연습은 실제로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교수님의 반박질문을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각각 논·구술을 할 때에 주의할 사항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먼저 논술문을 쓸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논제요구를 잘 파악하는 것입니다. 특히 서울대학교의 논술문제는 논제가 비교적 긴 편입니다. 이 ‘잘 파악하는 것’을 추상적으로 이해하셔서는 안됩니다. 논제에 포함된 단어 하나하나를 따로 떼어 정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자신만의 분석의 틀을 가지고 제시문을 독해해 나가는 것입니다. 또한 요즘 논술 출제의 추세를 살펴보면 ‘사례들기’가 매우 중요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시험 당일날 논제에 맞는 사례를 끌어오는 순발력도 필요하겠지만, 평소에 빈출하는 쟁점에 대한 자기만의 사례를 생각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2010학년도 논술고사를 보면, ‘성숙’에 대한 자기의 사례를 들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다 독창적이고, 동시에 논제의 요구에 걸맞는 명료한 사례를 들수록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므로 사례들기 연습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구술면접 때 유의할 점은, 자신의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 자료집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면접에 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입학원서는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려고 쓴 것이기 때문에 조금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아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부분에서도 허점을 짚이지 않도록, 질문을 받았을 때 거침없이 답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교수님의 반박 질문에 절대 당황해서는 안 됩니다. 면접을 보는 연구실에는 두 명의 교수님이 계신데, 한 분은 선한 역을 맡으시고 한 분은 계속해서 반박하는 악역을 맡고 계십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교수님이 반박 질문을 해도 그것이 악의가 있다거나 트집을 잡으려고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러분의 생각을 좀 더 확실하게 알기 위한 절차를 밟고 계신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입니다.

이에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되며, 처음에 자기가 세웠던 논리를 끝까지 밀고 나가면서 근거나 사례들을 조금씩 덧붙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학입시에서의 논·구술과 관련해 어떠한 조언을 듣는다고 할지라도 결국 노력해 성취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특히 논·구술은 평소의 배경지식 쌓기와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연습이 선행되지 않으면 아무리 요령을 배워도 실력을 향상시키기가 어렵습니다. 여러분의 축적된 상식, 쟁점에 대한 정확한 입장 등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논·구술 시험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차근차근 미래를 위한 백년대계를 준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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