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발전 앞장 박영만 씨
“작은 봉사활동서 큰 기쁨”
거동 불편 어르신 이동 지원
지역 곳곳 일하는 기술 전수

일과 봉사는 특별한 연장이 없어도 손과 마음만 있으면 돼. 그것으로 집과 옷을 지을 수도 있고 물건을 묶거나 나를 수도 있지. 여러모로 쓸모가 많은 게 손과 마음이지. 작은 손과 마음으로 사람들을 위한 봉사를 하면서 사는 것이 내 꿈이야.허허허…


 

▲ 일자리 사업 조장을 맡고 있는 박영만 어르신

한바탕 큰 웃음을 지어보이는 어르신은 계속 손을 바쁘게 놀리고 있다.

아침 7시. 동송읍 오덕1리에 위치한 대교천길을 정비하고 있는 중이다. 깊은 모자를 눌러쓰고 옹기 종기 모여앉아 제초작업을 하고 계신 어르신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노인일자리사업과 지역 봉사활동을 통한 지역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는 박영만(71) 어르신.

잠시라도 이야기를 나누려하지만 ‘잠시만…미안해…이것만…’ 이라는 말로 대신한다. 칠순을 넘기신 연세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편히 쉴 틈 없이 지역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서 ‘열심히 일하는 기술’을 전수해 주기 위해 여념이 없는 듯싶다.

그는 일과 봉사로 노년의 삶을 함께 하고 있다. 그는 지역 행사는 물론 지역 분회 경로당에 이르기까지 ‘일과 봉사를 하고 싶다’ 는 열정속에 한걸음에 달려간다. 나이가 들면서 다소 힘은 부치지만 갈수록 일과 봉사의 매력에 푹 빠져 들면서 한사람이라도 더 일과 봉사의 마음을 알기를 바라는 마음때문에 1초라는 시간도 그에게는 아깝기만 하다.

2남2녀의 자녀들을 다 출가시키고 할머니와 오붓이 살고 있는 그는 지난 1993년까지 건축업에 종사했다. 주택건축을 했고, 그 후에는 농사를 지으며 아파트 경비원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게 됐고, 봉사하는 재미까지 더불어 알게 됐다.

그가 이날 일하던 대교천 길은 특별하다. 농로 겸 주민들의 산책로로 동송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인 대교천은 그동안 특별한 관리가 없어 정돈 안 된 모습이었다. 이제는 그를 비롯한 어르신들이 매주 3번씩 열심히 일하면서 깔끔한 산책로로 변모됐다.

그는 일자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29명 어르신들의 조장이다. 그래서 그런지 어르신들의 어려움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읍사무소에 건의하는 등 민관 소통의 역할까지 맡고 있다. 그의 트렁크에는 언제든지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는 제초작업 도구들이 2~3개 이상씩 들어 있다. 길을 가다가도 그냥 지나치질 못한다. 작은 경차로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병원까지 데려다 주는 등 어르신들의 손과 발 노릇까지 하고 있다. 비가 와서 일하는데 힘들 때에는 간식까지 돌리는 인정 많은 어르신으로 칭찬이 자자하다.

“언제부터인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이제는 일하면서 봉사하는 것이 항상 즐겁다”며 “예전에는 몰랐는데 손과 몸이 내 하고픈 생각대로 움직이니까 노후가 더욱 풍요롭게 채워지는 것 같다” 고 그는 힘줘 말했다.

그는 지금은 많은 일과 봉사를 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노인 복지개선 등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모습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인생을 느끼게 만드는 일꾼이다. 노인일자리 만들기를 위해 힘쓰고, 노인 봉사활동에 앞장서는 그는 자신과 지역의 삶을 가꾸고 있는 젊고 멋진 노인이다.

“나는 보람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렇기에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래서 지역에서 나는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달려갑니다.” 철원/진교원 kwc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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