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손 연주자가 선사하는 ‘배려·협동 하모니’
전교생 1인 1악기 연주
창단 3주년… 30명 활동
장르 불문 실력파 악단 복지시설 재능나눔도

▲ 올해로 창단 3년째를 맞은 원주 둔둔초 솔내음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블랙 이글이 날아오르는 활주로에서 연주하는 게 꿈이에요.”

전교생이 140명 남짓한 소규모 농촌학교인 원주 둔둔초교에는 1년 내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 2009년 ‘농산어촌 전원학교’에 선정돼 교육환경이 대폭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풍성한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도심지역과의 교육 격차 해소와 학생들의 특기살리기를 위한 ‘1인 1악기 연주’ 교육과정을 필수로 채택, 1~2학년 학생이면 누구나 피아노를 배울 수 있다.

또한 3학년부터는 자신의 적성에 따라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플루트, 타악기 등 다양한 악기를 접할 수 있다.

이 같은 방과후 학교의 힘으로 전교생 1인 1악기 연주라는 알토란같은 열매를 맺은 ‘솔내음 오케스트라’는 둔둔초교의 대표 자랑거리다.

올해로 창단 3년째를 맞은 솔내음 오케스트라는 현악기 위주로 30명으로 구성된 실내악단이다. 이제는 취미와 소질 계발을 넘어서 원주를 대표하는 연주단체로 감동의 울림을 선사하면서 인기가 최고다.

원주를 대표하는 연주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스스로 연습에 나서는 학생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 단원들은 매주 1회 4시간씩 원주시청소년교향악단 단원들에게 악기별 개인 교습을 받고 있으며 방학이면 집중 연습 캠프를 개최해 합주를 위한 연습과 끈끈한 팀워크를 다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창단 첫해에는 한곡도 완벽히 연주하지 못했던 연주단이었지만 지금은 차이코프스키 모음곡은 물론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 OST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연주가 가능한 실력파 악단으로 변신했다.

솔내음 오케스트라단의 공연 무대도 교내 공연에서 벗어나 원주시청소년교향악단과 ‘나는 야 연주가’ 협연으로 지속적인 복지시설 재능 나눔 봉사를 실천할 정도로 인기다.

아이들의 오케스트라 활동은 선·후배 간 친밀감 형성은 물론이고 인성 발달에 도움을 주면서 즐거운 학교생활과 학업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김전영(13)군은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양보와 배려, 협동의 의미를 배우는 계기가 됐다”며 “혼자서 악기를 연주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다양한 기쁨과 감동을 얻을 수 있어서 오케스트라 활동이 너무 재밌다”고 웃어 보였다.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오케스트라 공연은 독주회와 달리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더블베이스, 타악기 등 각각의 독창적인 소리가 어울려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단원들과 하나되는 마음이 중요하고 단원들 끼리 이끌어 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협동심이야 말로 우리 솔내음 오케스트라 발전의 원동력인 것 같다”고 자랑했다.

최근 솔내음 오케스트라는 ‘평화의 소리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전교생 구성원의 80% 정도가 공군 8전투비행단 소속의 자녀들이고 둔둔초교가 활성화 되는데 8전투비행단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 몫 했기 때문이다.

평화의 소리 명칭 사용은 조국의 영공을 지키는 부모님의 안전을 기원하는 평화의 소리가 푸른 하늘에 울려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올 국군의 날에는 부모가 근무하는 8전투비행단 활주로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연습에 나서고 있다.

최혜원 둔둔초 교장은 “오케스트라 단원들 대부분이 군 자녀들이기 때문에 항상 아버지가 근무하는 곳에서 연주를 해보고 싶어 한다”며 “아이들의 소망이 이뤄져 평화의 소리가 8전투비행단 활주로에서 울려 퍼질 멋진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소망했다. 원주/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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