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장비 착용 생활화 ‘안전 조기교육’ 열기도
공사장 안전모·조끼 기본수칙 준수 노력
어린이 단체 교육 경찰·소방서 북적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이 두 눈을 뜨고 300여명에 가까운 꽃다운 청소년들의 생목숨을 앗긴 날이다. 그로부터 100일이 지난 현재,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끔찍한 참사에 모두가 분노했고, 절망하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염원했다. 그러나 ‘국가 개조론’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사회는 여전히 ‘불감증’의 민낯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우리 주변의 안전불감증은 얼마나 치유됐을까. 그 현장을 들여다봤다.



세월호 참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실종자 수색은 멈추지 않았고, 진상 규명을 위한 몸부림도 여전하다. ‘희망의 싹’도 보인다.

사회 곳곳에서 안전에 대한 의식과 상식에 충실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오전 춘천 소양2교∼후평동 구간 도로 옆의 한 공사장. 비교적 큰 위험이 따르지 않는 벽면 다지기 작업이었지만 근로자 6명 모두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다. 또 공사장 주변을 통행하는 차량으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형광색 안전조끼도 갖췄다.

근로자 김호겸(52)씨는 “20년 넘게 일했지만 요즘처럼 안전이 강조되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나의 안전이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하면서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오를 향해 가면서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안전모와 안전조끼를 벗는 근로자는 없었다.

대표적인 ‘안전 사각지대’로 꼽히는 공사장이 세월호 참사 이후 조금씩 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강원지청 서승진 감독관은 “현장에 나가보면 사업장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안전모와 안전화 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안전교육’ 열기도 뜨겁다.

춘천 자람어린이집 이희주(6)군은 횡단보도에서 파란불이 켜져도 무작정 뛰어가지 않고 일단 정지한 뒤 좌우를 살핀다. 오른쪽 손을 들고 걷는 것도 잊지 않는다. 지난 8일 강원경찰청에서 교통안전체험교육을 받은 효과다.

자람어린이집은 평소에도 매주 1회씩 교통, 소방, 보건 등의 주제 가운데 하나를 택해 교육을 펼치고 있다. 성순옥(55) 원장은 “기존에도 안전교육에 무게를 뒀는데 세월호 사고 이후 더욱 강조하고 있다”며 “조기교육에 안전분야를 포함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고 말했다.

일선 소방서에도 소방교육을 받기 위한 단체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춘천소방서의 경우 예년에는 주당 1∼2개 팀이 찾았는데 최근에는 하루 1∼3개 팀으로 급증했다. 강인숙 소방장은 “교육 횟수와 인원도 늘었지만 교육받는 태도도 바뀌었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높아진 안전의식을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호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