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지킴이] 26년째 이웃 챙기는 터줏대감
30대 후반부터 대소사 챙겨
봉사단체서 활동 꾸준
2010년 환갑에 대학 졸업도

 

금호동은 설악권을 대표하는 도시인 속초시에서도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한 중심지역이다.

최순철(63) 금호동 10통장은 금호동 토박이로 속초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통장직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 마을지킴이로 정평이 나 있다.

1989년 당시 30대 후반의 나이였던 최 통장은 한국전쟁 이후 실향민들이 많이 정착한 속초시의 지역특성 때문에 마을 어른들이 “젊어도 터줏대감”이라며 통장직을 맡긴 것이 계기가 돼 26년째 마을의 대소사를 챙기고 있다.

이처럼 오랜기간 통장직을 수행하며 최 통장은 그동안 강원도 이·통장협의회 부회장과 속초시 통장협의회장을 역임한 것을 비롯, 현재도 금호동 통장협의회장과 함께 재향군인회와 새마을금고 이사직을 맡아 활발한 사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최 통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회활동은 적십자 속초지구협의회 청대봉사회와 사회복지협의회 등 봉사단체.

최 통장은 매일 배낭을 메고 자전거를 타며 혼자사는 노인들을 찾아 도시락 반찬 배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여름에는 음식이 상할까봐, 겨울에는 반찬이 식을까봐 아침 일찍부터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는 최 통장은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돌볼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최 통장의 열정은 그의 특이한 학력과 경력에서도 찾을 수 있다.

속초에서 초·중·고를 나온 최 통장은 지난 2006년 50대 중반의 나이에 만학도로 경동대 경영학부에 입학했다.

당시 최고령 입학생이었던 최 통장은 젊은 학생들과 모든 강의를 빠짐없이 챙겨들으며 2010년 환갑의 나이에 대학을 졸업한데 이어 웃음치료사와 복지레크레이션 1급 자격증까지 획득하는 등 노년에도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30년이 가까운 세월동안 마을지킴이를 자임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최근 속초중앙시장에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명 상가에만 손님이 몰리는 ‘쏠림현상’이 심하다는 것.

50여년동안 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 통장은 최근에는 주민들 의식개혁을 위해 많은 정열을 쏟고 있다.

최순철 통장은 “금호동이 속초의 중심상가이면서도 실제 주민들의 소득수준은 매우 열악한 편”이라며 “따뜻한 손님맞이를 위해 시장조합을 비롯한 상인단체는 물론 동사무소 등 행정기관과도 주민 의식개혁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속초/최 훈 choiho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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