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장애 남궁청 씨
춘천서 서양화 개인전
말 대신 예술로 소통

▲ 자폐성장애 1급을 앓고 있는 남궁청 씨 작품 ‘소’
 

“행복 주는 그림들이에요.”

남궁청 서양화 개인전이 춘천 약사동 갤러리 안젤리코에서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소, 올빼미, 벌, 말, 사람 등을 형상화 한 그림 16점을 선보인다.

남궁청(24·사진) 씨는 자폐성장애 1급을 앓고 있다. 일상에서 말을 하지 않는다. 언어를 통해 소통하는 대신 그림을 그려 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 전시하는 그림들은 작가가 최근 1년 간 작업한 작품들이다.

그림은 주변에서 본 사물과 책에서 접한 것, 상상으로 그린 것 등 다채롭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자유로움과 대범성이다. 구도나 틀에 얽메이지 않고 마음 속 세상을 표출해 냈다.

신승복 갤러리 안젤리코 대표는 “소 그림 같은 경우 황소 한마리를 화폭 가득히 채우고 사이사이에 닭과 송아지를 집어 넣은 발상은 구도에 메이면 나올 수 없는 창의적인 작품”이라며 “억압은 재미 없고 자유분방함에서는 즐거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남궁청 씨는 5살 때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였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고 무엇보다 본인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한 번 붓을 잡으면 몇 시간이 지나도록 집중했다. 남궁 씨는 낮에는 춘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희망의 일터에서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는다.

어머니 이혜숙(55)씨는 “어릴 적부터 그린 그림은 낙서 하나까지 버리지않고 모아뒀다. 막연히 전시회를 한번 열어야겠다 생각만 하던 차에 그림 지도를 해주는 이완숙 화가의 제의로 개인전을 준비하게 됐다”며 “지난 6월 춘천 402카페에서 개최한 개인전은 어릴 적 자유분방한 크레파스화, 수채화 그림을 전시해 피카소를 연상케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전시회 작품은 최근작인 아크릴 그림들이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관람한 이들은 ‘힐링’과 ‘자유’를 느꼈다고 했다. 수원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를 접하고 찾아와 전시회를 관람했다는 한 50대 여성은 “행복한 마음으로 창작해 행복을 주는 게 예술의 지향점이라는 점을 상기했다”고 말했다. 이동명 suns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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