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인터넷사업 접고 닭치는 농부로 전원생활 만끽”
2010년부터 오골계 사육
소비자와 인터넷 직거래
입소문 타고 단골고객 다수
이웃 농산물 판매 도움도

▲ 평창군 방림면 계촌5리 해발 720m의 산골짜기에서 토종 백봉오골계를 키우며 귀농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김정기(50) 씨는 행복한 ‘닭치는 농부’다. 평창/신현태

평창군 방림면 계촌5리 해발 720m의 산골짜기에서 토종 백봉오골계를 키우며 귀농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김정기(50)씨는 행복한 ‘닭치는 농부’다.

김 씨가 이곳에서 닭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올해로 4년째.

서울 토박이인 김 씨는 서울에서 초·중·고교와 명문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생활과 인터넷 관련 사업을 하던 잘 나가던 젊은이였으나 전원생활에 대한 욕구가 커져 10여년전 계촌5리에 땅을 마련하고 31평형 통나무 황토집을 직접 지었다.

이 후 계촌과 서울을 오가던 김 씨는 지난 2010년 백봉오골계를 키우기로 결심하고 충주의 오골계 사육장에서 1년동안 오골계 사육 공부를 하러 갔다. 그러나 오골계와 계란의 판로를 찾지 못해 6개월만에 포기하고 2011년 가을 오골계 1200마리와 함께 계촌으로 돌아왔다.

충주에서 겪었던 어려움은 그에게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 됐다. 그는 온갖 서적을 뒤지며 오골계 사육공부를 했다. 인터넷 관련 사업을 했던 경력을 살려 홈페이지를 구축, 소비자와 직거래 하며 안정적인 판매망과 소득원을 구축했다.

김 씨는 ‘행복한 닭이 건강한 알을 낳는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오골계 1300여 마리를 계사 주변 야산에 방사해 키운다. 방사해 키우는 오골계는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자연에서 지렁이나 곤충 등을 잡아먹어 사료값도 적게 들고 건강한 알을 낳게 된다.

특히 닭을 방사해 키우면서 김 씨의 계사에서는 계사 특유의 악취가 거의 없어 이웃집의 생활에 불편을 주지않는다.

처음 오골계 사육을 시작했을 때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선·후배와 지인들을 통한 온라인 직거래와 자연에서 건강하게 키운 닭이 낳은 계란이란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100여명의 단골고객을 확보, 계란이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김 씨는 토종 오골계만을 사육하기 위해 갓 부화한 병아리 때부터 토종에 가깝지 않은 오골계를 골라내 현재 사육하는 산란계 800마리와 병아리까지 모두 1300여마리는 말 그대로 토종 오골계들이다.

오골계 사육 4년째에 접어들며 직거래에 의한 계란과 닭, 병아리 판매로 안정적인 소득기반을 구축한 김 씨는 같은 또래의 도시 직장인들이 버는 연봉 못지않은 소득을 올리고 전원에서의 건강한 삶은 덤으로 얻어 귀농과 귀촌을 꿈꾸는 도시인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직거래 단골고객이 늘어나며 마을 주민들의 농산물 판매 부탁도 많이 받아 올해 찰옥수수와 토마토를 상당량 팔아줬고 조만간 이웃 농민이 감자를 수확하면 팔아주기 위해 자신의 홈페이지와 커뮤니티 밴드에서 판매 예약을 받아 벌써 20㎏ 40박스를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에 예약받았다.

주중에는 일을 하는 부인과 중·고교에 재학중인 자녀들과 떨어져 혼자 생활해 적적할 것도 같지만 김 씨는 홈페에지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들어오는 고객들의 주문과 궁금증에 답하고 매일 택배로 보낼 물건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귀농 귀촌을 꿈꾸는 도시인들에게 김 씨는 “고객의 요구를 잘 알고 차별화된 아이템과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철저한 계획과 시장상황을 파악하고 확보된 고객들에게 최대한의 만족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창/신현태 sht9204@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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