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참사 순직 신영룡 소방장 부인 전정미 씨

“남편 선후배 소방관 근무환경 개선 원해”

3일이면 세월호 수색 지원을 나섰던 도소방본부 특수구조단 소속 소방관 5명이 추락사고로 인해 순식한 지 49일째 되는 날이다. 추락 마지막까지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강원소방의 영웅’ 소식에 수많은 시민들의 애도의 물결이 강원도를 넘어 전국에서 일렁였다. 하지만 가장을 하루 아침에 잃은 유족의 슬픔을 보듬기에는 아직도 시간이 부족하다.

49재를 하루 앞둔 2일 춘천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고(故) 신영룡 소방장의 부인 전정미(38)씨는 “남편이 없는 명절은 자주 있었지만, 남편의 차례를 지내는 첫 명절이라는 점에 마음이 아프고 아이들이 아버지 영정을 보며 절을 해야 한다는 것이 더욱 가슴아프다”며 “내달 남편 생일까지 있어 빈자리에 대한 고통이 지속될 것 같다”고 한숨을 지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회사에 피해를 주는 것 같아 8년간 다니던 직장을 최근 그만둔 전 씨는 “남편의 직업 특성상 평일에 쉬는 경우에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아프면 병원 진료받으러 가고 모든 일반적인 돌보는 일은 남편이 직접했다”며 “주말에 쉬는 날이 일년에 6∼8번에 불과했다. 사고 직전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것이 마지막 이별 여행이 될 줄은 몰랐다”며 아쉬워했다.

전씨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랑스러운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하기 위한 장소와 언제든 찾아가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며 “사고가 전남 광주에서 나다보니 가보는 것도 여의치 않고, 국립 현충원도 대전에 있다보니 강원 근교에 추모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밝혔다.

그는 “저희 남편은 더 이상 그곳에서 근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선후배님들은 아직도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며 근무환경의 개선을 바랐다.

전씨는 하늘에 있는 남편에게 “우리 여자 3명을 남겨두고 떠나게 돼서 걱정이 많을 거 안다. 늘 기도하듯 아이들 잘 키울테니 하늘에서 마음 편히 지켜봐줬으면 한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출동 사이렌 소리가 없는 하늘에서 마음 편히 있었으면 좋겠다”며 옆에 있는 듯 얘기했다. 류재규 ryu0317@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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