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지킨다는 사명감에 일하는데…”
학부모 예민·오해… 항의 빈번
아이들 등원 거부땐 의심부터
어린이집 유아 폭행 후폭풍 2制

“박봉이지만 아이들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일하는데 요새는 어린이집에 나가기가 겁이 납니다.”

비양심적인 인천 어린이집 여아 폭행 사건으로 어린이집 종사자들이 죄인아닌 죄인취급을 받고 있다.

속초시 교동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하는 윤모(35) 교사는 돌보는 아이들의 몸에 손대기도 두렵다.

인천 어린이집의 아동학대 사건 이후 학부모들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돌보던 원생 중 한명이 어린이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놀다 작은 상처가 났는데 이를 학부모가 오해하고 어린이집에 항의해 진땀을 빼기도 했다.

윤씨는 “아이들이 전날 늦잠을 자거나 하면 아침에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새는 아이들이 등원을 힘들어 하면 학부모들이 무턱대고 학대를 의심하고 전화해 몰아붙여 힘들다”고 토로했다.

영유아 전담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모(61)씨는 “가정에서는 아이 한 명 돌보기도 힘들어 하는데 어린이집에서는 만 0∼2세 영아의 경우 보육교사 1명이 3명을 보살피고 보육일지 작성, 청소, 개별일지 작성 등을 함께하며 하루 12시간씩 끼니도 못챙기고 일한다”며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반복되는 아동학대 사건으로 학부모들의 불신을 받는 현실이 서럽다”고 했다.

속초시 조양동의 한 어린이집 교사는 “아동학대는 교사 개인의 자질 문제이지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모든 선생님들이 마치 아동학대를 행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며 “최저 임금을 받으면서도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셀 수 없이 많다”고 말했다.

속초/송원호 azoqu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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