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수

평창 진부초교 교사

수업시간에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주제가 나오면 어김없이 ‘아프리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프리카에 있는 차드 호수(Lake Chad)는 한 때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였다. 약 250만 년 전에 생성돼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이 차드 호수가 급속히 작아지고 있다. 1960년대 2만6000㎢에 달했던 호수 면적이 지금 5000㎢로 좁아졌다.

강수량이 줄어든 데다 호수로 흘러드는 강물을 뽑아 사용하면서 호숫물의 양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은 지구온난화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를 말해주는 척도가 되고 있다.

나는 지난 2012년 동료교사들과 함께 환경교재 만들기 위해 직접 오지탐험 나섰다.

전문 탐험가도 아닌 교사들이 오지 중의 오지라고 할 수 있는 차드 호수를 방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호수가 있는 나라 차드는 한국인 방문객이 연간 5명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여행하기 힘든 나라였다.

처음 본 차드 호수의 모습은 푸른 신록이 펼쳐지고 꽃이 피어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주변 마을에서는 빨래를 하는 여인들, 한가롭게 풀을 뜯는 말, 호수에서 고기를 잡아 돌아가는 어부, 외국인을 보고 신기해하는 아이들, 메카를 향해 절을 하고 있는 노인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호수의 다른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니 풀 한 포기 나지 않은 회색빛 땅이 보였다. 더 멀리는 황량한 사막이 펼쳐졌다. 평화로운 마을이 점차 사막화되고 있었다.

해당 호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상승으로 물이 점차 말라가고 있는 것이었다.

처음 차드 호수가 줄어드는 모습을 위성사진으로만 봤을 때에는 별 생각 없이 사람들 생활이 불편할거라는 막연한 생각만 했지만 직접 탐사를 해 보니 이건 여기 사람들 생존에 막대 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확인했다.

지구온난화는 이곳 사람들의 잘못도 아닌 선진국의 잘 못인데 피해는 순수한 이곳 사람들이 겪고 있었다.

이같은 나의 아프리카 경험담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아이들은 처음에는 신기해하다가 나중에는 지구온난화를 막는 방법은 무엇이냐고 질문을 쏟아낸다.

수업시간에 잠깐 갖는 관심이지만 아이들이 내가 느낀 것처럼 마음속에 큰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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