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세계 각국 명절
성묘·제사 풍습
건강·화목 기원

‘추석은 우리나라에만 있어?’ ‘송편은 왜 반달모양이야?’ 추석에 만난 어린 조카의 질문에 당황해 답을 얼버무린 순간이 있을 것이다. 당연히 알고 있는 줄 알았던 추석 이야기가 생소하게 다가 올 때가 있다. 조카도 모르고 당신도 몰랐던 추석에 관한 상식을 알아보자.

 

▲ 독일 에른테당크페스트 기간 열리는 맥주축제 모습 방송통신위원회 블로그

추석은 한국에만 있다?

수확의 계절인 이맘때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한국의 추석과 같은 명절을 찾아볼 수 있다. 명칭이나 날짜,풍습은 조금씩 다르지만 수확,가족,조상,음식에 대한 감사라는 공통 요소를 지녔다.

△중국 ‘중추절’= 중국에서는 우리와 같이 음력 8월 15일을 ‘동글다’라는 뜻으로 중추절 또는 중치우지에 라고 부른다. 둥근 달 모양이 가족의 화목과 단결을 상징한다고 믿는다. 달도 둥글고,그날 주로 먹는 음식인 월병(위에빙)도 둥글며,모인 가족들도 둥글게 둘러앉아 가족의 단결과 화목을 도모하고,가족간에 선물을 주고받기도 한다. 중국의 중추절은 춘절(설날)과 함께 큰 명절이지만 공휴일로 지정 된지는 7년(2008년부터)밖에 되지 않았다.

△일본 ‘오봉’=일본의 추석은 ‘오봉’이라 불리는데 음력 7월 13일부터 16일까지 지내던 것이 양력 8월 15일로 고정됐다. 일본의 연휴이며 우리나라와 같이 성묘를 한다. 또 전통의상인 ‘유카타’를 입고 남녀가 모여 민속춤인 ‘본오도리’를 추거나 지역별로 축제가 열린다. 특히 오이로 ‘말’을,가지로 ‘소’를 만들어 집안에 두는 풍습이 있는데 조상이 빨리 오기를 빌고 오봉이 끝난 후 즐겁게 천천히 돌아가기를 바라는 의미다.

△베트남 ‘쭝투’=가을 중순이라는 뜻의 ‘쭝투’는 우리나라와 같이 음력 8월 15일이며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다. 마을 사람들이 북을 치고 사자춤을 추면서 마을을 돌면 집에 있는 사람들이 사례를 하기도 한다. 베트남에서도 중국처럼 ‘빤 쭝투’라는 월병을 만들어 먹으며 건강과 성공을 기원한다. 또 이 날은 어린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이기도 하다. ‘어린이들의 명절’로 불리며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미국 ‘추수감사절’=서양에서도 한 해의 수확에 감사하는 날을 만들어 명절로 보내는데 미국의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 대표적이다. 매년 11월 셋째주 일요일로 지정된 추수감사절은 신에게 유럽인들이 신대륙에 정착한 것에 대한 감사 표시를 하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추수감사절에 먹는 음식은 뜨겁고 양이 넉넉해야 한다고 믿고 주로 칠면조 고기와 옥수수 빵,감자,호박파이 등을 먹는다.

△러시아 ‘성 드미트리 토요일’=11월 8일 직전의 토요일인 러시아의 ‘성 드미트리 토요일’에는 가까운 친척들끼리 모여 햇곡식과 햇과일로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며 조상에게 성묘를 지낸다. 이날은 원래 1380년 몽골군을 상대로 러시아에 큰 승리를 안긴 드미트리 돈스크 공이 전사자를 추모하던 날에서 유래했다. 햇곡식으로 빚은 보드카를 한 잔씩 돌리며 조상의 공적을 회상하며 묘지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고 새들에게 햇곡식을 던져주는 풍습이 있다.
 

▲ 일본 오봉절 모습 일본정부관광국

△독일 ‘에른테당크페스트’=독일의 추석은 ‘에른테당크페스트’(Erntedankfest)라고 부르며 보통 10월 초에 열린다. 특산품 생산 지역마다 농사에 감사하는 행사가 ‘동네축제’ 형식으로 열린다. 뮌헨의 대표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도 에른테당크페스트의 일환으로 16일간 열린다. 전국적으로는 매년 11월 11일 11시 11분부터 3개월 동안 사육제가 열린다. 가장무도회,토속음식 시식회,시가행진 등으로 한해의 수확을 감사한다.

△프랑스 ‘투생’=프랑스에선 11월 1일 ‘투생(Toussaint)’ 또는 ‘만성절’이라고도 부르며 가톨릭 성인들을 기리는 날을 보낸다. 우리의 성묘 문화와 같이 고인의 무덤에 꽃을 바치는 풍습이 있다. 이 날 파리의 대형 공동묘지(페르 라셰즈·몽마르트·몽파르나스)와 위인들의 묘지에는 꽃다발이 쌓인다. 온 국민이 함께 즐기는 풍습 등은 없지만 학교는 ‘투생’을 전후해 약 2주간의 방학에 들어가고 박물관을 제외한 공공기관은 문을 닫는다.


 

 


‘반달’ 모양 송편은 더 나은 미래 기원 의미

추석 송편 궁금증

■ 추석에 왜 송편을 먹나

송편은 솔잎을 사용한 떡이라 해 송병(松餠) 또는 송엽병(松葉餠)이라 불렸다. 연중 가장 먼저 나오는 햅쌀로 빚은 송편을 ‘오려송편(올해송편)’이라 하는데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는 뜻으로 조상의 차례상과 묘소에 올렸다. 이는 곡식이 잘 여물게 해준 달에게 감사하는 ‘달숭배 사상’이 조상숭배 사상으로 바뀐 것으로 송편은 하늘의 씨앗인 보름달을 상징한다. 송편은 일반적으로 고려시대부터 일반화 되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편에 대한 기록은 성호사설,요록,동국세시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송편에 들어가는 속 재료까지 상세히 기록돼있다.

■ 송편은 왜 반달모양일까

송편을 반달 모양으로 빚은 이유는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사기’ 기록으로 전해 내려온다. 백제가 강성하던 의자왕 시절 땅속에서 등에 글씨가 새겨진 거북이 한마리가 나타나 “백제는 만월이요,신라는 반달이다”라는 말을 한다. 의자왕이 이를 궁금히 여겨 점술가를 불러 풀이를 해보았다. 점술가는 “백제는 이미 가득 찬 달이라 그 운을 다했고,신라는 달과 같이 새롭게 차오를 것”이라는 말을 전했고 의자왕은 이에 분노해 점술가를 죽인다. 하지만 이 소문은 백제는 물론 신라까지 퍼져나갔다. 신라인들은 이 이야기를 듣고 반달모양의 떡을 빚어 신라의 번성을 기원하게 됐다. 이런 유래를 시작으로 대보름달이 떠오르는 추석이면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반달 모양의 송편을 차례상에 올리게 됐다.

안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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