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활동 도민 필리핀서 피습
골절·타박상 등 중상
현금·여권 절취 당해
현지 경찰 공조 수사

▲ 최근 필리핀에서 강원도민들이 피습을 당한 현장에서 거둬들인 괴한들의 범행 증거물.

올들어 필리핀에서만 한국인 10명이 피살 돼 국제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에서 선교활동 중인 강원도민들이 총과 칼을 소지한 괴한들에게 피습을 당해 중상을 입고 7일 새벽 귀국해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6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밤 10시쯤 필리핀 오로라주 딩갈란 지역에서 선교활동 중인 박근철(55·강릉)·김병근(42·충청)씨와 양정규(19·춘천)군 등 한국인 3명이 복면을 쓴 채 총과 칼로 무장한 필리핀 괴한 3명에게 피습을 당했다.

괴한들은 당시 나무 뒤에 숨어있다가 갑자기 나타나 선교사 3명 중 가장 앞에서 걷던 김씨를 낚아채 포박,땅에 꿇어앉힌 뒤 총과 칼을 들이대며 위협을 가했다.

이때 김씨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직감한 박씨는 괴한에게 달려들어 괴한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땅에 떨어뜨린 뒤 필사적인 격투를 벌였다.

양군 역시 이들을 도우려다 폭행을 당하고 결국 괴한에게 포박됐다.

박씨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한 괴한들은 소란이 일자 주민 발각을 우려해 황급히 도주했다.

이번 피습으로 박씨는 오른쪽 광대뼈가 함몰되는 등 얼굴에 심한 골절상을 입고 이마 찰과상, 머리와 어깨 타박상 등 중상을 입었다.

괴한들은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현금(200여만원 상당)과 휴대폰 3개,여권,통장,필리핀 운전면허증 등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다.

필리핀 현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박씨는 7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대기 중이던 119 구급차에 의해 서울의 한 대형병원으로 이송됐다.

박씨는 필리핀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현지인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영유아를 위한 수술비 지원,장애아동 생활비 지원 등 마을에 크고 작은 선행을 베풀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지역에서 귀감이 되어 온 박씨의 피습사건을 접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현재 1명을 검거했으며 현장에 있던 괴한 3명은 용의자를 특정,수배가 내려졌다.

피습 피해자 3명의 소식을 접한 동료 선교사 이미경(동해)씨는 “TV에서만 보던 끔찍한 일이 주위에서 일어나 충격적”이라며 “좋은 일을 하시던 분들에게 이런 일이 생겨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경식 kyungsi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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