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교육 희망을 찾다
춘천 지촌초등학교 6학급 전교생 31명
인문교육 창의 신장
동화모임·악기수업 교실서 감수성 키워
사교육비 절감 효과
시내 학생 전입까지

▲ 25일 춘천시 사북면의 작은 학교인 지촌초등학교에서 전교생 30여명이 모여 활짝 웃고 있다. 이진우

작은 학교는 없어져야 할까.

교육부의 정책 논리대로 라면 답은 ‘그렇다’다. 교육부는 소규모학교 통·폐합과 학생 수 위주의 예산 책정 기조를 더욱 확대키로 했다.

교육에 예산의 문제를 잣대로 들이대면 강원교육의 씨앗인 작은 학교는 모두 없어져야 한다.

정말 그럴까. 창간 23주년을 맞은 강원도민일보는 그래서 작은 학교를 찾았다. 그곳에서 찾은 보석과 같은 교육의 본래 가치를 도민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도교육청은 지난 2013년부터 늘어나는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사업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그 결과 한때 존폐 위기에 놓였던 도내 상당수 초등학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되찾았다.

도내 초등학생 수가 3년간 4788명 감소한 반면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학교는 189명이나 늘었다.

25일 찾은 춘천 지촌초교도 ‘희망의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춘천시 사북면에 위치한 지촌초교는 지난 1929년 4월 사북보통학교로 개교해 1993년 지촌초교로 교명을 변경했으며 86년째 지역 학생들의 배움터로 자리잡고 있다.

지촌초교는 통학 구역이 지촌 1·2·3·4리,신포 1리,원평리,오탄리,화천 하남면 서오지리 1반 등 광범위 하지만 최근 지역 인구 감소로 지난 2005년 75명이던 학생 수가 30명 이하로 급격히 줄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최근 특색있는 교육에 나서면서 6학급,전교생 31명의 작은학교 학생들의 무지갯빛 꿈이 다시 영글고 있다.

지촌초는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오는 2017년까지 ‘인문교육을 통한 창의공감 능력 기르기 연구학교’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인문교육의 키워드는 문학(Literature)·전통(Tradition)·철학(Ethics)·예술(Art)이다.

학생들은 이 교육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창의적표현력,자아존중감,협력,나눔과 배려,공감,소통 능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예술·문화·스포츠 관련 교육과 사교육비 절감에 초점을 맞춘 방과후 프로그램이 단연 돋보인다.

해당 학교는 월 1회 감성마당,매주 수요일 동화모임을 운영해 아이들의 감수성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오카리나,통기타 등 예술 관련 다양한 동아리도 운영 중이다.

이날도 학생들은 바이올린과 플룻 등 다양한 악기를 배우고 있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양예찬(13)군은 “학교에서 다양한 악기를 배울 수 있어 좋다”며 “학교에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즐거워했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사물놀이,태권도,서예,영어회화,마임 등 방과후 활동을 통해 다양한 재능을 개발하고 있으며 학부모들은 과외 활동 교내 흡수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촌초가 이런 특색있는 교육이 가능한 것은 지역 기관·단체와 마을,학교가 협력한 것도 한몫했다.

지역 군부대와 기관들은 학생들을 위해 방과후 동아리 교사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학생들을 오후 늦게까지 돌보고 있다.

또 마을에 별도로 마련된 공부방까지 통학버스를 이용해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다.

이런 교육이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3명의 학생들이 시내에서 전학을 오는 등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유관식 교장은 “학생 증가가 불리한 정주여건에도 특색있는 교육을 운영하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본교처럼 도내 작은학교들이 특색있는 교육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강원 교육은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이승훈 lsho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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