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는 내용 대신
자신만의 경험 담아야

이번 인도 여행을 하면서 접한 것을 잠시 소개하면, 인도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것이 사회적 계층 구조인 카스트입니다. 아버지가 속한 카스트를 그대로 물려받는 것인데, 후에 큰 부자가 되거나 혹은 높은 위치에 올랐다고 해도 결코 카스트는 바꿔지지 않습니다.

▲ 김홍주 시민기자

· 시인

· 전 민예총 춘천지부장

· 현 성수여고 교사

· 한국작가회의 회원

카스트제도는 과거 아리안족이 인도를 정복한 후 소수집단인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에 동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부색 또는 직업에 따라 승려계급인 브라만, 군인·통치계급인 크샤트리아, 상인계급인 바이샤 및 노예계급인 수드라로 크게 나누어지며, 네 개의 카스트에도 속하지 못하는 최하층 불가촉천민 즉 달리트라는 계층이 있는데 대략 1억7천만 명 정도 됩니다. 인도에서는 현행법으로는 카스트 제도가 폐지되었지만 아직도 여전히 불문율처럼 지켜져 내려오고 있답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의 예를 들어 보면 브라만 학생은 물 마실 때 전용 컵을 사용하지만 달리트 학생들은 손으로 받아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브라만 학생들은 책상에 앉아서 수업을 듣지만 달리트 학생들은 땅 바닥에 앉아서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본지를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혹시 B.R.암베드카르 라는 사람을 아시나요? 그는 달리트 출신이지만 뛰어난 능력을 인정한 담임선생님의 관심과 헌신으로 계속 공부할 수 있었고, 훗날 미국 콜롬비아 대학을 졸업한 후 인도 초대 법무부 장관이 되었으며, 인도의 불가촉천민 달리트의 인권을 위하여 애쓴 인도에서 존경 받는 인물이 되었답니다.

하루 18시간씩 공부한 암베드카르의 전설적인 노력은 지금도 인도인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어린이들도 본받을 점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인도 전역에는 그의 이름을 따서 암베드카르 국립 대학이 여러개 있으며, 이번 필자의 인도 여행은 쓰리카쿨럼의 그 대학의 초청으로 다녀오게 되었답니다.

본지에 실린 어린이들의 작품을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산문부문을 살펴보면 ‘봄이 사라지던 날’을 읽고(강릉 율곡초3 김준섭)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자연 대재앙에 대하여 쓴 책을 읽고 쓴 독후감입니다. 책을 읽은 후 미래에 주변에서 사라지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과 염려 그리고 자연에 대한 사랑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특히 저학년 임에도 자연에 대한 관심과 안타까운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는 솔직한 글입니다. 독후감을 쓸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작가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하게 쓰고자 하는 의도를 알아채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책을 통해 깨닫게 된 자신 만의 이야기를 써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는 내용을 벗어난 자신만의 경험과 비유를 쓸 수 있도록 시도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지은이와 시대적 배경등도 소개하면 독자들은 훨씬 그 책에 대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운문 부문을 살펴보면 ‘핑계구단’(태백 태서초1 김려원)은 어린이들이 방과 후 학원을 가야하는 부담감과 놀고 싶은 욕망이 솔직하게 나타난 잘 쓴 동시입니다. 상상컨대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싶은데 그러나 매일 가야만 하는 학원교습에 대한 괴로운 심정을 가감없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동시는 화려한 미사여구 보다는 이렇게 솔직한 표현이 훨씬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이 글에서 독자들은 엄마의 입장과 심정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 설명이 매우 잘 표현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시 ‘꽃바람개비의 일’(영월 연당초5 김미경)을 살펴보면 먼저 놀라운 상상력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바람개비’가 꽃으로 변하고 향기가 되어 어디든지 날아다닌다는 새로운 느낌은 시심을 더욱 북돋게 합니다.

시는 소설에 비하여 훨씬 짧은 언어이지만 그러나 무한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것을 풀어 놓으면 소설 못지않은 긴 분량으로 이야기를 담아 낼 수도 있겠지요. 그러므로 좋은 시는 ‘꽃바람개비’처럼 바람 부는 대로 빨리 천천히 혹은 서 있기도 하는 것처럼 간결하지만 많은 내용을 품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시는 많은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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