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료 저렴·장비 최소화 장점
관객 동원 부담 없고 호응 높아
설 자리 잃은 예술인들에 도움
고정 팬층 확보하는 중요 장소
‘존중 받아야할 노동’ 인식 필요

▲ 강릉지역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유명세를 타고있는 봉봉 방앗간

강원도내에서 카페가 복합문화공간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때는 2012년 말,2013년 초 쯤이다.

이미 서울 홍대나 이태원 등에서는 익숙한 문화이지만 이때 당시만해도 카페에서 문화예술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러나 2012년 말부터 전국적으로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도내 인문학 강의 주최 측들은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인식이 강한 인문학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나섰고 일반 강의실 대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카페에 눈을 돌렸다.

카페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강의가 호응을 얻기 시작하자 이에 자신감을 얻은 문화예술 관계자들은 카페에서 열리는 공연·전시를 기획했다. 커피전문점이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면서 2010년 쯤부터 골목골목마다 커피전문점이 들어선 점 역시 이러한 열풍에 한 몫 했다.

춘천의 한 커피전문점 대표는 “투잡 업종이나 은퇴 후 창업 아이템으로 카페를 선호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도내에 카페 매장이 급증했다”며 “카페가 많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잘 모일 수 있는 곳이 형성되자 이 곳에서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카페 공연·전시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다.

대규모 공연장과 달리 대관비용이 저렴하고 30분~1시간 이내의 짧고 알찬 콘텐츠 구성이 가능해 공연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부담이 덜 하다. 여기에 음향 등 장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점 역시 이점으로 꼽힌다.동네에 위치한 카페에서 문화예술 행사가 펼쳐지기 때문에 관객들 역시 쉽게 접근할 수 있고,무대 출연진들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며 더 깊이있게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어 관객 호응도 역시 대규모 공연 못지 않게 높다. 주최하는 입장에서도 관객들의 표정과 눈빛을 읽으면서 ‘같이 만들어가는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

홍정원 문화공작소 낭만 대표는 “무료이거나 만원 내외의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커피와 문화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어 관객들의 반응이 좋다”며 “특히 카페는 아늑한 인테리어와 조명,향긋한 커피향 등 문화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분위기가 이미 형성돼 있기 때문에 행사를 위해 따로 무엇인가를 더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역시 카페가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설 자리를 잃은 예술인들에게 카페는 일종의 해방처다.노래를 부르거나 전시를 열고 싶은데 마땅한 공간을 구하지 못한 이들이 카페를 찾기 시작했고 ‘작은 음악회’,‘작은 전시회’ 등의 이름으로 꾸준히 행사를 열면서 이들에게 카페는 고정 팬층을 확보하는 중요한 통로가 됐다.

하지만 카페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될 과제도 적지 않다. 기획이나 마케팅 기반이 대규모 공연에 비해 취약하고 아티스트들의 꾸준한 활동을 담보할 수 없는 수익 문제 역시 외면할 수 없는 문제점이다.

현재 카페 안에서의 문화예술 행사들은 무료이거나 관객들이 감명받은 만큼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감동후불제’,아티스트·문화기획자·카페 대표의 의지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다경 오픈더아트 공동대표는 “문화기획자나 아티스트의 활동 역시 존중받아야 될 노동이라는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공연·전시를 위한 인프라와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카페문화가 좀 더 활성화 되고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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