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DMZ자생식물원]
희귀·특산 등 8개 전시원 조성
고성∼임진강 야생화 한 눈에
소나무 원종·변종 비교 기회도
“생태계 보전·생태 관광 창출”

▲ 북방계 식물과 남방계 식물이 만나는 경계지점인 양구군 해안면에 위치한 ‘국립수목원 DMZ자생식물원’이 최근 개원식을 갖고 모습을 드러냈다.

북방계 식물과 남방계 식물이 만나는 경계지점인 양구군 해안면에 위치한 ‘국립수목원 DMZ자생식물원’이 최근 개원식을 갖고 모습을 드러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해발고도 630m에 위치한 DMZ자생식물원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비무장지대 산림생태계와 북방계 생물다양성의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할 전초기지로,비무장지대 일원의 자연자원을 지키고 통일에 대비한 북한 식물 자원 연구를 담당하게 된다.미래의 통일 한반도를 위한 씨앗을 품는 역할을 하게될 이 곳은 DMZ에서만 서식하는 희귀특산식물의 종류,멸종할 수 있는 위기 식물 등을 파악하고 훼손된 생태계의 복원과 기후변화로 위협에 처한 북방계 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전,증식하는 연구도 한다.


■ 식물원 탄생배경

▲ 위쪽부터 ‘개느삼’ ‘눈측백’ ‘사위질빵’

지난 2014년 10월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면서 특정국가로부터 구입해간 생물자원을 이용해 이익을 창출하게 되면 생물자원 제공국도 이익의 공유를 보장받게 된다.이처럼 식물의 유전자원을 이용해 만든 제품의 시장규모가 가파르게 커지고 있어 유전자원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없으면 날로 늘어나는 시장에서 우리의 ‘식물주권’을 지킬수 없게 된다.‘식물주권’을 지키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 토종식물인 ‘구상나무’와 ‘미스킴라일락’이다.

외국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애용되는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토종이지만 영국 식물학자 어니스트 헨리 윌슨이 신종식물로 발표하면서 외래종처럼 인식됐다.미군정청 소속 식물채집가 엘윈 미더의 식물자료정리를 도왔던 한국인의 성을 따서 지어진 ‘미스킴 라일락’역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라일락 품종이지만 사실은 우리나라 토종식물인 ‘수수꽃다리(털개회나무)’가 미국에서 품종개량된 식물이다.

병충해에 강하고 향기도 진해 조경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는 지난 1970년대부터 미국에 비싼 로열티를 물고 역수입하고 있다.

‘나고야 의정서’발효로 앞으로 ‘구상나무’나 ‘미스킴라일락’처럼 원산지에서 반출된 과정이 증명되거나 확인되면 원산지인 우리나라도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이처럼 그동안 우리가 불이익당했던 것을 해소하고 식물의 유전자원을 보존하는 지킴이 역할을 하게되는 DMZ자생식물원이 ‘식물주권’의 첨병역할을 담당하게 된다.특히 양구 해안면 펀치볼 인근에 자리잡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이 지역이 람사르보존지역,경관보존지역,산림유전자보전지역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동서로 잇는 북방계 식물의 마지막 한계점이기도 하고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한반도 지역의 중요한 생태계의 대표적인 축으로 가문비나무 등 북방계 식물군의 자생지이기도 하면서 한라산이나 지리산,덕유산 정산 부근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설립 배경이다.

 

■ 어떤 시설 있나
 

DMZ자생식물원은 총 18ha 면적에 △DMZ원 △습지원 △희귀·특산 식물원 △소나무과원 △북방계식물전시원 △워(War)가든 △야생화원 △미래의 숲 등 8개 전시원을 조성했다.식물원 초입 방문자센터 옆에 조성된 워(War)가든은 DMZ의 역사를 풀꽃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그 옆의 야생화원은 고성부터 파주 임진강까지 한반도의 허리를 횡단하며 자라는 야생화들을 모아놨다.자생식물원의 중간에 위치한 DMZ원에는 험준한 산악지대인 동부DMZ,서서히 평야를 이루는 중부DMZ,임진강으로 흘러가는 서부 DMZ 일대에 살고 있는 식물들이 전시되고 있으며 식물원 맨위쪽에 있는 습지원은 대암산 용늪과 인접한 식물원의 지리적 입지와 식물원 부지의 노단식 지형을 살려 습지식물의 낙원으로 조성했다.

희귀·특산식물원은 노랑무늬꽃,금강봄맞이,요강나물 등 우리나라 온대북부지역의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을 모아놓았고 소나무과원에는 소나무,곰솔,백송,반송 등 전세계에 분포하고 있는 소나무과 식물의 원종과 변종, 품종을 비교해 볼 수 있다.이 식물원이 역점적으로 만든 북방계식물전시원은 백두산과 러시아 연해주 등에서 구해온 170여종의 북방계 식물로 구성돼있다. 두메양귀비, 백산차 등 국내에 없는 각종 식물들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 분포지 북상 여부와 북방계 식물의 이동경로 등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DMZ 자생식물원이 들어서기 전 거주민들이 경작을 하던 미래의 숲은 바람과 볕과,비를 맞으며 세월이 흘러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미래의 땅’ 역할을 하게 된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DMZ 자생식물원은 비무장지대 일대 산림생물자원의 보전을 담당할 연구기관의 필요성에 의한 결과물”이라며 “DMZ 자생식물원이 DMZ를 대표하는 연구기관이자 DMZ 일원의 고유한 생태계를 보전하는 국제적 수준의 거점기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전창범 양구군수는 “DMZ 자생식물원이 지역을 위해 생태관광이라는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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