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개헌’ 전격 제안]
박대통령 개헌논의 개시 배경
정치권 “국정 장악력 약화 측근 비리 의혹 무마용 카드”

‘최순실 의혹’ 피케팅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개헌 추진 발언을 하는 동안 무소속 김종훈 의원이 ‘나와라 최순실’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줄곧 개헌에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는 점에서 24일 ‘개헌논의 개시’ 결정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 질문에 “개헌은 국민적 공감대와 국민 삶에 도움이 되어야 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경제에 골든타임이고 때를 놓치면 큰 일이 나겠다는 절박함으로 모든 역량을 거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개헌 논의를 시작하면 (결과는)보지 않아도 자명하다”고 ‘개헌 블랙홀’을 주장했다.그후 청와대는 물론 새누리당 안팎에서 1년9개월여 동안 ‘개헌’은 금기어로 통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청와대발 개헌 논의’를 천명하고 나섰다.박 대통령은 개헌을 선택한 이유로 “당면한 문제들을 일부 정책의 변화 또는 몇 개의 개혁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타파하기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토로했다.또 “정치는 대선을 치른 다음 날부터 다시 차기 대선이 시작되는 정치체제로 인해 극단적인 정쟁과 대결 구도가 일상이 되어버렸고 민생보다는 정권 창출을 목적으로 투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적 정책 현안을 함께 토론하고 책임지는 정치도 실종됐다”고 지적했다.박 대통령은 이어 “대립과 분열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는 지금의 정치체제로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박 대통령이 갑자기 ‘개헌 카드’를 꺼내든 이유를 청와대를 둘러싼 정치 환경을 지목하고 있다.여소야대 국회에서 국정 장악력의 약화를 비롯해 임기 1년4개월 여를 앞두고 국정 지지도의 최저치 경신 등 레임덕 조짐,그리고 비선실세라는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와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의혹 및 우병우 민정수석 논란 등 그동안 정권말 반복됐던 측근 비리 등을 주목하고 있다.횡성출신의 민병두(더불어민주당·서울 동대문을) 의원은 “개헌 등 정치개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국면 전환이나 정권연장 의도로 추진해서는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도 없고 성공하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남궁창성 comets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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