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일

강릉원주대 명예교수

감정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므로 언제나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많은 사람들은 감정을 인식하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그들은 감정을 외면하고 과음,폭식,수다,지나친 쇼핑에 빠져든다.그 감정을 마주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내면의 평화를 찾고 진정한 자신감을 얻으려면 먼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내면의 감정을 솔직하게 받아들여야 자신과 화해하고 평온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의 기분과 감정이 분노든,질투든,후회든,그 감정을 부인하고 인정하지 않으면 더욱 강해진다.감정은 어떤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므로 무조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원인을 제공한 상대에게 감정을 적절히 말로 나타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혼자서라도 표현하는 것이 좋다.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지 않으려 애쓰다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해 스스로 더욱 불행한 느낌을 강화한다.어떤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되뇔수록 그 감정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깊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감정을 인식하고 수용해야 그 상황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머릿속에서만 비난과 언쟁,자책을 한다.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원망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안에 담아두는 것이다.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이며,과거는 이미 지나갔고,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따라서 현재의 감정에 충실해야 하며,화가 날 경우 표현할 수 있는 순간은 지금뿐이다.가슴에 담아두었다가 수년 후에 표현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그때쯤에는 우리에게 상처를 준 사람은 그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기분 상하는 일이 있다면 즉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그러나 상대방을 탓하거나 추궁하는 대신 부드럽게 말할 필요가 있다.다시 말하면,상대를 비난하지 말고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분노는 누구나 느낄 수 있다.그러나 감정이 분출되지 못하고 내면에 누적되면 울화로 변질되어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감정 표현은 상대방의 사과를 받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평화와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상처받은 감정이 외부로 표현되지 않고 내면화되어 화로 바뀌면 다른 화와 함께 누적되어 나중에 폭발하게 된다.

내면에 화가 가득하면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 될 수 없다.자제력을 잃고 타인을 향해 화를 내면서 자신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가질 수는 없는 법이다.좋지 않은 감정을 다독거리며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표현할수록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 한다.내면의 평온과 행복을 얻는 열쇠는 시간이 훌쩍 흘러가기 전에 자신의 아픔을 표현하는데 있다.아이가 실수로 머리를 벽에 부딪쳤을 때 그다지 아프지 않을테니 괜찮을 거라고 말하기보다는 정말 아프겠다고 인정해주는 것이 훨씬 위로가 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흔히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내면에 담아둔다,하지만 상처를 덮어두거나 화난 감정을 숨기는 것은 정신 건강에 매우 해롭다.감정을 자제해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자신에게 정직한 태도가 대단히 중요하고 상대방에게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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