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문

고성군의회 의장

강원도라는 명칭이 최초로 정해진 시기는 언제일까?자료를 찾아보니 조선 태조 3년(1394년) 6월 도평의사사에서 행정구역 개편이 논의되었고,이듬해인 태조 4년(1395) 강릉도와 영서의 교주도를 합하여 ‘강원도’로 합도(合道)함으로써 비로소 도명이 공식적인 행정명칭으로 확정되었다. 그렇다면 고성군의 군명(郡名)은 어떤 역사를 품고 있을까?고성군지 등 문헌을 살펴보면,고구려 때에는 달홀(達忽)이라 칭하다가 신라 경덕왕 16년(757)에 이르러서 고성군(高城郡)으로 개칭하였다. 따라서 고성군명은 강원도명 보다는 600년이 앞섰고,현재를 기준하면 1200여년이 넘은 행정명칭이라 하겠다. 그런데 지리적으로 현재의 고성군은 과거부터 간성군과 연접하여 폐치분합(廢置分合)을 거듭하면서 많은 한(恨)을 간직하게 되었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일제 강점기인 1914년 4월 1일 고성군이 간성군에 병합되었다.5년 뒤인 1919년 5월 15일에는 간성군을 폐지하고 고성군으로 개칭하였다.고성군 아래 하부 행정기관인 고성면과 간성면이 존치되었고,고성면은 1941년 10월 1일 읍으로 승격되었다.

동해와 금강산을 배경으로 오손도손 재밌게 잘 살던 고성군은 해방과 더불어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 양양군 현남면 잔교리에 남과 북의 38선이 그어졌다.38선 이남은 미군정이,38선 이북은 소련군정이 다스리면서 더 큰 비극이 찾아 왔다.바로 1950년 6·25 전쟁이었다.전쟁의 비극은 고성읍(13개리 중 송현리등 4개리는 수복돼 남고성 현내면에 편입됨) 수복을 코앞에 두고 남쪽 고성군 현내면 대강리에 철조망이 쳐졌다.1954년 11월 17일 대한민국 강원도의 행정권은 고성군 간성면 하리에 고성군청의 둥지를 틀었다.그 후 군청이 소재한 간성면은 고성읍 보다는 38년 뒤인 1979년 4월 7일 읍으로 승격하였다.

63년이 흐른 지금 모든 지자체가 지역발전과 주민 소득향상을 위하여 머리를 싸매고 있다.관광객 유치·홍보에도 매년 수억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따라서 이젠 행정명칭 변경은 물론 지역을 알리기 위한 특정 명칭변경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인근 지자체인 양양군의 양양읍에는 양양군청이 있고 읍내 양양시장이 있다.또 인제군의 인제읍에도 인제군청이 있고 읍내 인제시장이 있다.이렇듯이 이웃 지자체들은 연상(連想)하기가 쉬워 자연스런 홍보가 이루어진다.하지만 우리 고성군은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고성읍은 북한에 있고 군청은 간성읍에 있다 보니 간성(고성)시장을 알리는데 애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참에 고성군도 간성시장을 ‘천년 고성시장’으로 명칭을 변경했다.통일 후의 대명제를 남겨둔 채 말이다.새롭게 탄생한 천년 고성시장에도 사람사는 냄새가 난다.오셔서 훈훈한 정을 담아가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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