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평창 농단’]

최씨와 유착관계 누슬리 배제

박대통령, 청 참모진에 ‘질책’

2018 평창동계올핌픽 조직위원장으로 있던 조양호(68) 한진그룹 회장은 작년 5월 3일 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했다.조직위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한진그룹의 긴급한 현안 수습을 위해 그룹 경영에 복귀하려고 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전말은‘최순실 국정농단’의혹에 대한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과정에서 일부 드러났다.사퇴 이면에는 최순실(61·구속기소)씨 측과 개폐회식장 시공업체 선정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조 회장을 물러나게 한 ‘윗선’이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정황도 확인됐다.

17일 법조계와 체육계 등에 따르면 조 회장은 2015년 6월께 올림픽 준비 경과보고차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찾았을 때 “C 건축가와 개폐회장식 시설과 관련해 같이 일을 하라”는 말을 들었다.

당시 C씨의 파트너는 스위스의 스포츠시설 건설업체 누슬리로 알려졌다.누슬리는 최씨가 국내에 세운 더블루K와 사업상 유착 관계라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하지만 조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해 7월 경기장 건립 경험이 많은 대림산업에 일을 맡겼다. 누슬리는 그해 12월 공식적으로 입찰 기회를 얻었지만 탈락했다.

누슬리가 배제되자 청와대가 발칵 뒤집혔다.이듬해 3월 박 대통령은 이 문제로 김상률(57) 당시 교육문화수석과 안종범(58·구속기소) 경제수석을 심하게 질책했다.박 대통령도 이즈음 조직위원장 교체로 결심이 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수석의 3월 28일자 업무 수첩에는 “평창위원장, 조양호→기재부 전관”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박 대통령이 직접 조직위원장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다.악역은 김종덕 전 장관이 맡았다.

김 전 장관은 그해 5월 2일 광화문 한 호텔에서 조양호 위원장을 만나 “그만두셔야겠다”며 해임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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