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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가 시작됐다. 검은 토끼의 해를 뜻하는 계묘년(癸卯年)이다. 흔하게 볼 수 있는 토끼의 털 색깔은 흰색이 많은데 검은색이라고 하니 뭔가 심상치 않다. 그러나 검은 토끼는 지혜롭고 활기가 있음을 상징해 긍정적이다. 이런 의미처럼 올 한해도 좋은 일로만 가득 차길 바란다.올해 강원도에서 가장 관심 있는 일은 6월 11일에 시작될 ‘강원특별자치도’의 출범인 것 같다. 1395년 강원도라는 지명이 만들어진 이후 628년 만에 명칭이 바뀌는 것이라고 한다. 도 단위에서는 제주도에 이어 두번째 자치도가 되는 셈이지만 세종특별자치시를
도민시론
유기억
20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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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간 힘들었던 해외여행이라 큰 맘 먹고 온 가족들이 쌈짓돈을 털어 2주에 걸쳐 로마·나폴리·피렌체·베네치아·밀라노까지 이탈리아를 여행했다.고대 도시 로마, 항구 도시 나폴리, 중세도시 피렌체, 물의 도시 베니스, 현대 도시 밀라노를 오가며 몇 천년의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제대로 체험하며 하루하루 꿈과 생을 오갔다. 비수기라 사람도 많이 없고 날씨는 여름에 비해 칙칙하긴 했지만 쾌적하게 명소들을 둘러보고 다닐 수 있어 좋았다.생각보다 생활에서 누리고 삶을 차지하는 많은 것들의 근본이 이탈리아에 있는데 한국에 살면서 흔하게 피자나 파
도민시론
김소영
202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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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현재형이다.당연한 소리 같지만 지도는 늘 현재형이다. 길을 찾기 위해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켰을 때도, 다양한 목적으로 인쇄된 지도들도, 어린이들이 그린 마을지도도 늘 현재형이다. “예전에는 이 도로가 없었는데 지금은 생겼고요, 그 탓에 100년 가까이 된 나무를 베어버렸어요” 등의 구구절절한 설명은 들어있지 않다. 지금 우리가 기반 삼고 있는 지역의 구조와 길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요즘에는 워낙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 알려주는 대로 가면 빠른 길을 찾을 수 있지만, 간혹 기억 속 ‘알던 길’을 가다 보면 예상치 못
도민시론
윤한
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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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치유와 힐링 등 웰니스 관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서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하고 안정된 상태’를 의미하는 용어이다. 2017년 한국관광공사에서는 뷰티·스파, 자연·숲치유, 한방, 힐링·명상 등 4가지 주제에 맞춰 ‘추천 웰니스 관광지 25선’을 발표했고, 이어 경쟁력있는 웰니스 시설을 육성하고자 ‘웰니스관광 클러스터 구축’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정부에서는 국정과제에 ‘웰니스관광 활성화’를 포함했고, 웰니
도민시론
류시영
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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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올 것이 왔다. 지금 나는 나흘 째 혼자만의 방에서 칩거 중이다. 정확히 말하면 혼자가 아니다. 즉 코로나와 동거 중이다. 12월이 되면서 미뤄두었던 만남이 잦아지고 당연히 간만의 회포에 술 한 잔과 맛있는 식사가 곁들여지면서 불청객도 슬그머니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행히도 내 경우엔 증상도 경미하고 이대로라면 가벼운 독감 정도로 지나갈 것 같아 초반의 정신적 공황만 빼면 꽤 점잖은 골칫덩이가 아닐까 싶다. 프랑스 사람들이 즐겨 쓰는 표현 중에 ‘Ca depend.’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누군가 내게 코로나의 경험을 묻는다면
도민시론
홍지영
202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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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론에서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 시 고려해야 할 요소에 대해 알아봤다. 그것은 시스템 타당성 검토, 도메인 지식의 결합, 기존설비·장비와 연결성이다.이번 시론에서는 데이터(Data)의 중요성을 언급해보고자 한다. 앞의 시론에서 언급했듯이 스마트 팩토리는 자동화가 아니고 디지털화(Digitalization)이다. 즉 관찰, 분석, 제어다. 다시 풀어서 보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의 결합이다.이 세가지 결합을 활용해 데이터를 관찰하고 분석하고 그것으로 얻은 통찰로부터 상황을 제어한다. 여기
도민시론
최창혁
202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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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러시. 전 세계가 우주를 향한 질주를 시작했다. 2000년대 들면서 민간기업들이 달과 우주가 돈이 될만한 사업인지를 진지하게 보기 시작한 것이다.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이 창업한 버진 갤럭틱 등 우주기업 ‘빅3’처럼 IT로 돈을 번 신흥 억만장자들이 우주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그들은 이미 왕복선을 타고 우주여행도 다녀왔다. 정부가 우주개발을 전담하던 올드 스페이스 시대는 가고 지금은 민간부문이 투자의 80%를 담당하는 뉴
도민시론
허희영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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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착화된 듯하다. 50%를 턱걸이한 지지율로 시작해 털썩털썩 내려앉아 30%가 붕괴된 후 반등하나 싶더니 최근 몇 주간 30%대 초반에 묶여있다. 같은 시기 부정평가는 서서히 증가하더니 요즘은 60% 전후에서 큰 변화가 없다. 이 정도로 지지율이 고착된 이유는 정책에 대한 찬반에 있지 않다. 그 바탕에는 어지간해서는 바뀌지 않는 정서적, 도덕적 평가 등이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불공정하다’는 도덕적 평가는 윤 대통령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 결함으로 변했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어쨌거나 콘크리트 지지층
도민시론
송현주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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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아이들을 맡고 한달쯤 지났을 때였다. 반에는 둘이면 둘, 셋이면 셋 단짝친구로 늘 붙어다니는 몇몇이 있기 마련인데 가영이와 지수도 이런 케이스였다. 학기 초부터, 아니 지난 학년부터 코드가 잘 맞았던 두 아이는 새 학기 초반부터 이른바 ‘절친’을 유지하더니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처럼 한달 내내 꼭 붙어있었다.그랬던 그들의 관계가 갑자기 한순간에 깨진 사건이 있었다. 어이 없게도 메신저 앱에서의 말다툼이 그 원인이었다. 여느 때처럼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 아이들을 만났을 때였다. 가영이와 지수 사이에 냉랭한 기운을
도민시론
송정섭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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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선생님. 두어달 전, 창원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 대표넷 참석차 간 것이지만 제황산 공원에 조성된 선생님 기념 조형물과 선생님 이름을 딴 길을 걸으며 선생님이 계셨으면 요즘 여성계에 얼마나 힘이 되는 말씀을 해주셨을까 생각했습니다. 생전에 한번도 직접 뵙지 못했던 분께 하소연 삼아 편지를 띄우는 까닭입니다.선생님은 많은 사람이 기억하듯이 ‘한국 여성운동의 대모, 전설’이셨습니다. 누군가 여성 운동에 온 정열을 다하신 선생님의 면모를 다섯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한국 상황에 맞는 여성학을 도입하고 분단
도민시론
김여진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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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에 흑사병이 유행할 때, 베네치아에서는 항구로 들어오는 배를 40일간 바다에 머물게 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페스트가 병원균에 의해 전파된다는 것은 알지 못했지만, 병에 걸린 사람과 접촉하면 감염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항구 앞바다에 배를 40일간 정박해 있도록 하고, 선원 중에 흑사병 증세를 나타내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본 것입니다. 만약 흑사병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가차 없이 바다로 던졌다고 하니, 그 또한 무서운 일입니다. 40이라는 숫자는 이탈리아어로 콰란타(Quaranta)인데, 이것이 현대의 격리, 방
도민시론
김희선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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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침을 커피 한 잔과 함께 시작합니다. 가끔 제자들과 함께 마시기 위해 여러 잔을 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는 카페에서 컵마다 음료의 종류를 펜으로 써주거나 스티커를 붙여서 구분해줍니다. 컵이 불투명하니 내용물을 알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대중에게 사건사고를 전하던 이전의 신문이나 뉴스들이 이런 불투명한 컵과 같았습니다. 우리는 사건사고를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그들의 말을 믿어야만 했습니다.하지만 다양한 뉴미디어의 발달로 대중들이 사건을 실시간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미디어는 투명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도민시론
박응석
202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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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선물’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크리스마스, 송년회 등등 1년 동안 고마웠던 사람들, 혹은 이 순간을 함께 오래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과 선물을 나눌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인듯 합니다. 선물이 있는 순간은 언제든 반갑더군요. 만약 그것이 갑작스러운 순간이었다면 그들이 주는 여운은 꽤나 잔잔하니 오래가죠.짙게 남은 기억 속 언젠가 선물 받았던 마들렌과 휘낭시에가 있습니다. 학부 4학년, 졸업 전시를 막 끝내고 마지막 프로젝트까지도 모두 끝낸 상태였습니다. 과실에 모여 마지막 크리틱을 마친 뒤, 그동안 대학
도민시론
김수영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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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을 전공하는 연구자들이라면 한 종 한 종이 얼마나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 것이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각 나라에서 절로 자라는 생물들의 다양성 보호와 주권확보를 위해 다양한 국제협약이 만들어졌고, 이에 대한 세부 내용이 발표됨에 따라 생물 가치가 한층 더 높아졌다. 대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과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다양성요소를 활용, 생물자원으로부터 발생되는 이익을 공정하고 형평에 맞게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생물다양성협약(CBD)을 들 수 있는데
도민시론
유기억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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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얼마 남지 않은 만추의 계절이다. 찬 바람이 불어오고 살을 에는 듯한 연말연시 추위 속에서도 예술인들은 창작에 몰두하면서 공공지원에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올해는 어떤 기준과 필요조건으로 얼마만큼의 지원이 이뤄질까라는 불안감, 또 과연 자신은 지원금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을까라는 한 가닥 희망을 걸어보는 일이 예술인들의 서글픈 현주소다. 이런 점을 고려해 예술인들에게 공공지원이 이뤄져야 하는 타당성을 제기해 본다.먼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술인 지원은 예술의 공공재적 성격을 띠고 있다. 높은 기회비용을 일정 부분
도민시론
심은섭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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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시절 기숙사에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다. 전공도 다르고 출신 학교도 달랐지만 말이 잘 통해서 몇년을 어울려 지냈다. 전공이 달라서 오히려 서로 잘 모르는 분야의 지식과 통찰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덕인지 우리는 별다른 갈등 없이 잘 지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사람이 완벽하기만 하겠는가. 외교사 전공의 그 친구는 사료를 다루는 사람답게 아주 신중하고 꼼꼼한 나머지 정도가 지나쳐서 나처럼 예술가적 직관에 따라 움직이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편집증 환자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이 친구의 신중함을 지나친 갑갑함에 관한 일화가 많은데
도민시론
박철화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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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는 학력주의다. 열린 사회가 되어 모두에게 개방된 정보로 누구나 쉽게 정보를 취하고 다각화 된 성공의 방식으로 학력주의의 오만이 조금은 덜 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학력주의 사회다.‘정의란 무엇인가’로 2010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마이클 샌델은 학력에 의한 차별이 공정하다는 믿음이 착각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능력의 폭정(이 책의 원제다. ‘The Tyranny of Merit’)이다.능력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사람들의 능력을 보여주는 건 대학 졸업장이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대입할 때 최초 학부
도민시론
김소영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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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지난달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면서 국내 여러 지역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이 가을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강원도에서도 지난 9월 말부터 지금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관광축제인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 횡성한우축제, 강릉커피축제뿐만 아니라 여러 크고 작은 행사들이 개최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했고, 우리에게 다시 일상의 즐거움과 웃음을 되찾아줬다.지난 20여년간 강원도의 축제를 관심 있게 바라봐 온 입장에서, 올해 여러 축제에서 나타나고 있는 특징 중 하나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응이나 3년 만에 개최
도민시론
류시영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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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 할 인공지능(AI)에 일반인의 이목이 집중된 계기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이었다. 알파고는 4:1이라는 스코어로 이세돌 9단을 압도한 이후 1년 만에 중국 커제 9단과의 경기에서는 전승을 거둬 놀라움을 안겨줬다. 인공지능 바둑기사는 시작에 불과했다. 인공지능은 인간 실존의 근원인 종교의 영역까지 침투하고 있다. 독일이나 일본 등에서는 이미 인공지능(AI)을 장착한 로봇이 성당이나 교회에서 신도를 대상으로 설교하고, 절에서 스님을 대신해 설법을 하기도 한다.# 로봇 스님, 로봇 목사의 등장2
도민시론
김세원
20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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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첫날 요즘 표현으로 참 ‘신박한’ 모임을 가졌다. 올해 1월 말부터 4월 말까지 총 열세 명의 북향민들을 릴레이 인터뷰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만난 분들과의 첫 단체 만남이었다.‘작은 음악회’라는 이름으로 나의 아담한 작업실에서 클래식기타 연주를 네 곡이나 청해 듣기도 하고, 얼마 전 ‘허니 빈’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디저트 가게를 오픈한 파티시에가 직접 구운 달콤한 스콘과 케이크를 함께 맛보며 즐거운 환담을 나눴다.‘나’라는 매개로 ‘북’에 고향을 둔 이들이 저마다의 사연과 관심사를 공유하며 소박한 파티에 동참한 것이다.
도민시론
홍지영
202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