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까지 한국여성수련원 전시
여성 아닌 가장·노동자 역할 집중

박병문 개인전 ‘여성 광부,선탄부 검은장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여성 광부의 삶을 재조명하는 전시다.사고로 남편이나 아들을 잃은 아내나 어머니 모습으로 비춰졌던 탄광지역 여성을 ‘여성 광부’로 새롭게 비춘다.‘여성 광부’ 시리즈는 2017년 서울 브레송갤러리에서 발표한 이후 대구,부산,포항 등 전국에서 순회전시됐다.강원지역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탄광촌에서 여성 광부는 석탄을 고르는 여인이라는 의미의 ‘선탄부(選炭夫)’로 불렸다.

이들은 남성 광부들이 전달한 막장의 흙더미에서 석탄과 잡석을 가려내는 작업을 했다.주로 광부로 일하던 남편이나 가족이 사고사 한 경우 여성가족에게 선탄부로 일할 기회가 주어졌다.과거 3교대 근무로 노동강도가 세고 남성보다 낮은 임금을 받았지만 탄광촌에서 여성이 가질 수 있는 드문 일자리였다.

이번 개인전 전시장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꾸며졌다.일을 준비하는 모습부터 컨베이어 벨트의 빠른 속도에 맞춰 분주히 일하는 장면,도시락을 먹거나 쉬는 얼굴까지 작업의 과정을 담은 작품 36점이 전시된다.

분진 전용 마스크와 머릿수건을 쓰고 일하는 여성 광부들의 모습에서 노동의 가치,가정을 이끌고 있다는 책임감과 자부심이 전해진다.

각 사진마다 탄광의 이야기도 깃들어 있다.특히 12월 달력 앞에서 촬영한 사진 속 광부들의 표정에는 연말마다 인원이 감축되는 폐광지역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전시는 24일까지열린다. 한승미 singm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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