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집중 강원 부동산 매매시장 실태 및 문제점
도내 아파트 매매 35% 외지인
공시가격 1억원 미만 공략
원주 세경3차 44% 주민 바껴
“직접 보지도 않고 구매 원해”
갭투자 증가로 아파트값 상승
도내 평균 매매가격 역대 최고
“전세 상승 등 실수요자 악영향”

올 들어 이달 23일까지 춘천·원주·강릉 지역 아파트 매매 실거래 총량은 1만2693건이다.그 중 1억원대 규모의 아파트 거래량이 9552건으로 전체의 75.2%를 차지했다.취득세가 중과되지 않는 1억원 미만의 아파트 매매 등을 외지인들이 노려 올 상반기 강원도 아파트 매매 외지인의 비율은 35.1%로 3건 중 1건을 싹쓸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1억원 미만의 구축아파트가 많은 원주시로 집중적인 갭투자가 이뤄지는 정황이 포착됐다.원주시 단계동에 위치한 ‘세경3차’아파트는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전체 가구수(420세대)의 10%에 달하는 42건이 매매됐으며 올해 누적 전체 가구의 42.3%에 달하는 178건이 거래됐다.도내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아파트도 보지 않고 거래를 하는 경우도 많다”며 “갭투자로 인해 도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외지인 갭투자가 집중된 춘천·원주·강릉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시장 실태와 문제점을 분석했다.

■ 올상반기 도내 아파트 매매의 35% 외지인 … 대부분 단기 차익 노린 갭투자

수도권과 가깝지만 비규제지역인 강원도의 아파트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외지인의 적극적인 매수 행렬 때문이다.올 상반기 도내 아파트 매매에서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1만5149명 가운데 5332명(35.1%)으로 실거주자가 아닌 갭투자성 투기로 도내 아파트를 싹쓸이 하고 있다.강원도의 공시가가 1억원 미만인 아파트도 많아 다주택자들에게 적용되는 취득세 중과 규제를 받지 않는데다 규제지역에서도 제외돼 수도권과 달리 2주택까지는 보유할 수 있어 아파트도 보지 않고 구매하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국토부의 아파트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도내에서 부동산 시장 규모가 큰 춘천·원주·강릉의 올들어 8월 23일까지 아파트 매매 실거래는 1만2693건으로 원주시(6640건)가 전체의 52.3%을 차지했다.이어 춘천시 3544건,강릉시 2509건으로 뒤를 이었다.이중 1억원대 아파트는 8155건(64.2%)으로 평균적으로 매월 1019.3건이 거래되고 있어 1억원대의 아파트의 갭투자가 급증한다는 점을 알수 있다.이중 원주가 4386건(53.7%)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춘천과 강릉이 각각 2082건,1687건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확인한 올 상반기 아파트 매매 외지인 비율을 보면 춘천·원주·강릉 매입자 전체(1만451명) 가운데 3811명(36.4%)이 외지인이다.외지인 거래는 매달 500~600건 정도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6월이 688건으로 가장 많았다.외지인 중에는 서울 거주민의 아파트 매매가 1647건으로 30.8%를 차지하고 있다.춘천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들어 전국적으로 갭투자성 문의가 전체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며 “상당수는 매물이 있다고 하면 집을 보지도 않고 구매를 원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외지인들의 갭투자 증가로 인해 강원도 아파트 가격은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현재 강원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억7585만8000원으로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평균매매 통계 수록기점인 2012년 1월 이후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춘천의 평균 매매가격은 2억2388만원으로 처음으로 2억원대에 진입했으며 원주 1억9764만원,강릉 1억9347만원으로 2억원에 가깝다.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강원도는 재개발 대상이 될 수 있는 1억 이하의 구축아파트가 많아 갭투자가 성행하는 것 같다”며 “현재 기세를 봤을 때 올해 말까지는 아파트 가격이 안정화가 되더라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공시가격 1억원 미만 20년 이상 구축아파트 갭투자 공략 대상

외지인 갭투자의 공략 대상은 강원도내 공시가격 1억원 미만 20년 이상 된 구축아파트로 투기 수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도내 공인중개사들은 취득세가 중과되지 않는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가 많고 재개발 가능성이 높은 점을 노려 갭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올들어 춘천·원주·강릉지역 20년 이상 구축 아파트 매매 실거래 현황은 6758건으로 평균 매매가 1억172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춘천은 1873건으로 1억 3716만원,원주 3226건 1억 597만원,강릉은 1659건으로 1억1709만원이다.올 상반기 기준 원주는 갭투자 330건으로 전국 시군구 상위 13위에 올랐다.춘천 30위(192건),강릉 89위(82건) 등이다.

비규제지역인 강원도의 경우 주택담보대출(LVT)이 최대 70%가 적용되며 세금이나 전매가 자유로워 수도권 2030세대의 갭투자도 용이하다.올해 상반기 도내 아파트매매거래(1만5149건) 중 2030세대의 매매는 3436건(22.6%)으로 전년동기 2516건(21.1%)보다 920건,매매비율도 1.5%p 증가했다.


■ 구축 아파트 판매 순위 원주 세경3차-원주 단구 1단지-춘천 퇴계주공 2단지 순

도내 구축 아파트 판매 순위를 보면 원주 세경 3차(187건),단구 1단지(150건),춘천 퇴계주공2단지(108건),강릉 입암6주공(103건)으로 순이었다.춘천 퇴계주공 2단지는 건수는 많았으나 전체적으로 상승한 춘천 집값의 영향으로 평균 실거래 매매가가 1억 4980만원으로 상승해 갭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다.춘천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상위 5개 아파트의 세대수 대비 거래수가 10% 안팎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대신 갭투자자들은 도내 평균 실거래 매매가 1억 미만인 원주 세경3차(44.5%),원주 청솔5차(22.6%),원주 단구1단지(21.4%),강릉 태평양임대(16.3%) 등으로 몰렸다.

특히 원주시 단계동에 위치한 ‘세경3차’아파트는 이달 23일까지 전체 가구수(420세대)의 10%인 42건이 거래됐으며 전체 누적 187건이 매매돼 44.5%가 주인이 바뀌었다.‘세경3차’아파트의 평균 실거래 매매가는 9252만원으로 1억원을 넘지 않은 점과 1996년에 지어져 재개발 특수가 붙은 것으로 파악된다.강문식 공인중개사는 “최근 물건을 보지 않고 구매를 원하는 외지인들이 있는데 전형적인 갭투자로 보인다”며 “이런 갭투자가 늘수록 전세가격은 점점 상승하고 나중에는 부동산이 나가지 않아 고생하는 실수요자들도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전문가들 “외지인 묻지마 갭투자로 강원도 아파트 매매시장 왜곡 심각,결국 현지인 피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원도 아파트 매매시장의 갭투자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신선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원도지부장은 “외지인 등의 갭투자자들이 강원도로 몰리며 전세가 오르고 물량마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그는 “외지인들은 단기차익을 노려 1억 미만의 아파트를 방문도 하지 않고 싹쓸이 하고 있어 원주 ‘세경3차’아파트와 같은 투자집중지역이 생기고 있다”며 “강원도의 1억 미만 저가 아파트가 투자처로 변모해 정말로 살아야 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정섭 한국부동산원 춘천지사장은 “예전에는 30대 평수를 많이 찾았으나 가격이 워낙 많이 올라 갭투자자들이 작은 평수로 시선을 돌려 1억 이하 아파트를 끌어 모으고 있다”며 “춘천시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갭투자 정황이 보였으나 평균 주택 가격이 오르다보니 많이 줄어들지만 원주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그는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를 할 때도 살기 좋은 집이 아닌 팔기 좋은 집을 물어보고 있는 상황이다”며 “서울 집값보다 훨씬 싼 강원도 동해안 지역의 오션뷰 아파트를 구매하는 추세도 증가해 외지인으로 인해 강원도 집값이 전체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우진 jungwooji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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