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항 ‘개점휴업’ 환동해권 크루즈메카 육성 목표 차질
시·도, 항만개발·경기활성화 계획
코로나 확산세 입항불가 장기화
적자누적 북방항로사업 장기표류
전국 연안크루즈항로 개설 안갯속

수백억원을 들여 준공된 속초 국제크루즈터미널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다양한 크루즈선을 유치해 속초항을 환동해권 대표 크루즈 항만으로 발전시키고 지역 경기 부흥을 이끌겠다는 속초시와 강원도의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속초국제크루즈터미널은 국비 373억원을 들여 연면적 9984㎡에 지상 3층 규모로 지난 2017년 지어졌다.속초항을 기항하는 크루즈는 속초를 기준으로 블라디보스토크~가나자와~사카이미나토~부산~속초 등 코스를 순환한다.당시 도는 속초항을 환동해권 크루즈 메카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그러나 현재 성적은 낙제점이다.준공 첫 해에는 7만5000t급 코스타 빅토리아와 5만7000t급 코스타 네오로만티카가 각각 8항차와 3항차씩 총 11회 입출항 했지만 2018년에는 코스타 세레나(11만t급)와 코스타 네오로만티카(5만7000t급),코스타 포츄나(10만2500t급)가 각각 1항차씩 총 3항차로 곤두박질 쳤다.이후 2019년에는 코스타 네오로만티카(5만7000t급) 1회,코스타 세레나(11만t급)3회,실버익스플로러(6000t급) 1회 등 총 5회에 그쳤다.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부터는 관광객의 발길이 완전히 끊어졌다.

지난해 당초 유치가 확정됐던 10항차가 모두 취소됐으며 올해는 18항차가 예정돼 있었으나 모두 불발됐다.2022년에도 상반기까지 4항차가 예정돼 있지만 현재로서는 국내 코로나 확산세로 입항불가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크루즈터미널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던 북방항로 운항 재개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속초시의 북방항로 사업은 지난 2000년 4월 동춘항운이 1만2000t급 여객선을 투입해 운항을 시작하면서 개설됐지만 2010년 10월 경영악화로 선박 운항이 중단됐고 이어 스테나대아라인이 2013년 3월 선박 운항을 재개했으나 적자누적으로 2014년 6월 또다시 중단됐다.이후 2015년 DBS크루즈훼리가 운항재개를 추진했지만 같은해 8월 외항여객운송사업 면허를 반납하면서 장기간 표류하다 최근 한창이 크루즈를 들여오면서 재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한창은 2019년 속초항을 모항으로 러시아 슬라비안카와 일본 마이즈루를 운항하는 면허를 취득 후 2020년에도 면허를 연장했지만 2년째 취항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항로에 투입될 예정이었던 한창강원호는 선박 수리가 진행되지 않은 채 2년째 속초항에 정박중이다.러시아 통관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한창강원호의 선박 수리비는 선박 확보비용 98억원을 웃도는 14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오는 10월이면 한창강원호의 해상여객운송 면허(1년 조건부)가 종료,연장 여부도 주목된다.

국제 여객터미널 수준에 못미치는 내부 시설도 개선책으로 꼽힌다.음식점과 카페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지 못하면서 반쪽 터미널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원도와 속초시도 뾰족한 해법은 없는 상태다.올해초부터 전국 5대 항만(부산,인천,여수,제주,속초)을 연결하는 연안 크루즈 항로 개설을 추진 중이지만 이 역시 코로나19로 성공여부도 미지수다.속초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크루즈 입항 금지 조치로 전 세계 크루즈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크루즈선의 기항 확대와 모항을 유치하는 전략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석 jooseo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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