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4년과 강원 부동산 시장] ② 외지인 ‘투기장’된 아파트 매매시장
문 정부 아파트 거래 17만여건
지난 정부 대비 3만7483건 늘어
1억원 미만 아파트 갭투자 성행
올해 1∼8월 외지인 매매 33.9%
매매가격 오르고 전용면적 줄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추진 이후 수도권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주목받은 강원도의 아파트시장은 투자 중심지로 급부상했다.한국부동산원의 강원지역 아파트거래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1∼8월 3만1027건에 달했다.특히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던 지난해에는 4만6548건이 거래돼 통계작성(2006년) 이후 역대 최고 건수를 기록했다.문재인 정부 4년간 외지인 투기장으로 변한 도내 아파트 매매 실태를 분석했다.
 


■ 도내 아파트 시장 평창올림픽·수도권 부동산 규제 등 두차례 변곡점 맞아 급상승세

본지가 박근혜 정부(2013∼2016년)와 문재인 정부(2017∼2020년)의 강원지역 아파트 거래건수를 비교한 결과 13만2649건에서 17만132건으로 3만7483건(28.3%)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연도별로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로 KTX 강릉역,동해고속도로 양양∼속초구간 개통 등 접근망 개선 호재가 발생한 2016년 4만4567건으로 전년(3만665건)대비 45.3% 급증했다.이후 2017년(4만1712건),2018년(4만2004건) 등 평창올림픽 특수가 이어지며 거래량이 4만여건으로 유지됐고 이후 2019년 3만9868건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후 하락세를 타며 숨고르기를 하던 강원 아파트 시장은 지난해 정부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여러 부동산 규제 대책을 발표하며 비규제지역인 강원도로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4만6548건으로 16.8% 증가,전환기를 맞았다.두 정권 기간 가장 거래건수가 높았던 2016년과 2020년을 비교하면 2016년에는 외지인 거래비율이 18.7%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외지인 거래비율이 34.4%에 달했다.

2018년을 전후한 평창올림픽 호재에는 실거래 위주로 수요가 급증했다면 지난해부터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실소유보다 외지인의 투기성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아파트매매 거래건수로는 박근혜 정부 4년간 거래량(9만1631건)이 문재인정부 4년간 거래량(7만3470건)보다 19.8% 높았으나 연도별 통계로는 지난해 매매건수(2만6266건)가 통계작성(2006년) 이후 역대 최고 건수를 기록했다.

■ 정부의 부동산정책 회피 수단으로 강원도 아파트 갭투자 성행

강원지역 1억원 미만 소형 아파트를 노린 외지인 등의 갭투자성 투기로 인해 강원도 아파트매매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현 정부의 세율 인상,다주택자 세부담 상한 상향 조정 등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비규제지역인 강원지역의 저가 아파트가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았기 때문이다.지난해 7월 이후 강원도의 1억원 미만 아파트 실거래량은 1만9467건으로 경남(2만9052건),경북(2만6393가구),충남(2만4373가구),충북(1만9860가구)에 이어 비수도권 지역에서 다섯번째로 높았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거래 규모별’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강원도 아파트 전용면적 40㎡ 이하 매입 비중은 8.67%로 지난 2017년(9.44%)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지난해 같은 기간(5.94%)보다 2.73%p 상승했다.올해 8월까지 40㎡이하의 소형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2692건)로만 보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2013년(3137건),2008년(2806건),2014년(2758건)에 이어 역대 네번째로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도내 소형 아파트 거래가 급증하며 가격 상승을 동반,실거주를 희망하는 도내 2030세대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원주의 원동 주공아파트는 45㎡ 기준 현재 평균 1억6000만원,강릉의 입암주공2단지는 49A㎡ 기준 8659만원 등으로 지난해 대비 2배이상 가격이 상승했으며 춘천 후평주공아파트(47㎡·1억3243만원)도 실거래가격이 1년 만에 5600만원 가량 상승했다.

강원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 원인 중 하나인 외지인들의 아파트 매매는 1~8월간 전체 거래량 중 30%가 넘는 비율을 차지했다.이 기간 외지인 거래는 월평균 1316.5건,총 1만532건 이뤄져 전체 거래량(3만1027건) 중 33.9%를 차지했다.지난 8월 한달간 도내 전체 4158건의 아파트 매매 중 1836건(서울 거주자 600건 포함)이 외지인 거래로 44.15%를 차지했다.전년동월(1003건)대비 83.05%(833건)늘었다.

■ 도내 상위권 아파트 평균가격 5년전 대비 3억원 이상 올라

본지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박근혜 정부(2013∼2016년)와 문재인 정부(2017년 이후)의 강원지역 아파트 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상위권 아파트 평균 가격 차이가 3억원이 넘지만 전용면적은 줄어든 것으로 파악돼 주거환경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문재인 정부가 시작된 지난 2017년 5월 9일부터 지난 12일까지의 아파트 가격 중 가장 비싼 아파트는 지난 8월 24일 9억원에 거래된 ‘이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였다.

전 정권인 박근혜 정부 당시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던 ‘강릉교동 롯데캐슬 1단지’(5억9000만원)에 비해 3억1000만원(52.5%)의 격차를 보였다.전 정권의 상위 아파트 중 강릉의 ‘경포대 신도브래뉴로얄카운티’ 두 채를 팔아야지만 현 정권의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을 정도의 격차다.

반면 전용면적은 줄어들어 비용대비 생활여건이 나아지지 않았다.현 정권의 아파트 매매가 상위권의 평균 전용면적은 1217㎡로 전 정권(1877㎡)과 비교해 660㎡ 줄었으나 평균 매매가는 5억1050만원에서 8억1330만원으로 3억280만원 59.3% 늘었다.특히 최근 5년간 84.94㎡의 중형아파트까지 최고거래액 10위권 안에 들어왔다.‘속초청호아아파크’의 경우 전용면적이 84.94㎡에 불과했으나 매매가는 7억2500만원으로 전 정권의 강릉교동 롯데캐슬 1단지의 전용면적(244.95㎡)보다 3배 가까이 작지만 1억3500만원 비쌌다.

특히 현 정권 들어 춘천지역 아파트가 도내 최고 매매가를 다수 차지했다.전 정권의 경우 강릉 3곳,원주 5곳,춘천 2곳으로 고루 분포했으나 현 정권에서는 1위부터 9위까지가 모두 춘천에 위치한 아파트였으며 속초의 아파트가 10위를 차지했다.지난 7월 춘천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가 2억2388만을 기록하며 강원도 최초로 2억원을 넘어서며 부동산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다.속초의 경우 오션뷰 프리미엄이 붙는 등 코로나19 발생이후 동해안 투자 열풍에 편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김호석·정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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