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서 시간당 80㎜ 많은 비 내려
주택 침수·차량 고립 등 속출
춘천댐·화천댐 열고 수위 조절
소양강댐 수위 181.5m 방류 결정

▲ 8일 오전 11시 49분쯤 철원군 동송읍 상노리 담터계곡에서 불어난 물에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소방당국이 운전자 등 4명을 구조했다. 사진제공=강원도소방본부
▲ 8일 오전 11시 49분쯤 철원군 동송읍 상노리 담터계곡에서 불어난 물에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소방당국이 운전자 등 4명을 구조했다. 사진제공=강원도소방본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영서지역에 시간당 80㎜에 달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도내 곳곳에서 호우 피해가 속출했다.

8일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후 7시까지 강원도내 지역별 강수량은 철원 동송 158㎜, 화천 사내 135.5㎜, 춘천 남이섬 112.5㎜, 양구 해안 74.5㎜, 인제 신남 57㎜ 등으로 집계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 30분을 기해 철원지역에 호우경보를 발령했으며 원주와 화천·평창·횡성·영월·정선 등지에는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이번 폭우는 최근 장맛비와 마찬가지로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 때문이다. 특히 영서지역을 포함한 중부지방의 경우 남북을 오르내리는 비구름이 집중되면서 단 시간에 많은 비를 뿌린 것으로 관측됐다. 강원기상청 관계자는 “정체전선이 오르내리는 정도에 따라 강수량과 강수 구역의 변동성이 매우 크겠다”라며 “북측 수위가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중호우로 인해 영서지역에서는 비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2시 41분쯤 화천군 사내면의 한 집 앞 배수로에 통나무가 걸려 주택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선 이날 오후 1시 48분쯤 춘천시 신동면 의암리의 한 도로에 가로수가 전도돼 소방당국이 안전 조치를 실시했다. 같은날 오전 11시 49분쯤 철원군 동송읍 상노리 담터계곡에서 불어난 물에 차량이 고립돼 운전자 등 4명이 구조됐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도소방본부에 접수된 호우피해 신고접수 건은 총 5건으로 집계됐다. 오락가락 날씨에 농민들도 애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정덕교 강원도고랭지채소연합회장은 “한창 폭염이 이어지다 갑자기 또 폭우가 내리면서 수확을 앞둔 무나 배추에 무름병이 속출하고 있다”라며 “가장 큰 원인이 날씨 때문인데 대처할 방법이 없으니 농민들은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원도내 댐들은 방류를 통해 수위조절에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정오를 기해 화천댐의 방류를 시작했으며 춘천댐도 오후부터 댐 문을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의암댐은 지난 5일부터 방류를 실시했다. 소양강 댐도 현재 수위가 181.5m로 만수위(193m)에 다다르자 오는 9일 낮부터 댐 방류에 나설 예정이다. 소양강댐의 수문 개방은 지난 2020년 8월 5일 이후 2년만이다. 소양강댐 관계자는 “기상과 수문, 유역상황 등에 따라 계획은 변경될 수 있으며 방류 확정시 수문 방류계획을 통보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구본호·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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