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원주에 내린 폭우로 문막읍 섬강이 범람하면서 인근 농경지와 도로가 모두 침수됐다.
▲ 9일 원주에 내린 폭우로 문막읍 섬강이 범람하면서 인근 농경지와 도로가 모두 침수됐다.

9일 원주 전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문막읍 섬강변 농경지가 초토화 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한 차례 폭우가 휩쓸고 간 이날 문막읍 섬강변 일대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강물이 넘치면서 고수부지가 범람한데 이어 인근 논과 인삼밭까지 휩쓸었기 때문. 이날 오전 4시30분을 기해 섬강 문막교 일대에 발효된 홍수 주의보는 경보로 상향 조정됐다. 결국 강물 수위가 둔치보다 높아지면서 섬강변 일대는 어디가 강이고 어디가 논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흙탕물이 가득찼다.

주민 추산 결과, 이번 집중호우로 논 30㏊, 인삼밭 10㏊ 등 40㏊에 달하는 농경지가 침수됐다. 이준희 건등1리 총무는 “강 수위가 인근 논밭 보다 높아지면서 결국 침수됐다”며 “물이 빠지지 않으면 도열병 등 벼가 피해를 입기 때문에 속이 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렇게 강물이 넘친 것은 10년만에 처음 본다”며 “밭도, 논도, 길도 다 사라져 분간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 농업기술과 관계자는 “각 읍면동별 농경지 침수 현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원주지역 누적 강수량은 약 163㎜다. 섬강과 원주천이 범람하면서 둔치에 주차된 차량 여러 대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물에 잠겼으며 호저면 산현리 칠봉체육공원 인근 주민 10여가구가 마을 밖으로 가는 길이 잠기면서 고립되기도 했다.

흥업면 대안리, 소초면 장양리에서는 도로 절개지가 붕괴돼 시와 소방당국이 긴급 조치에 나섰으며 부론면에서는 돼지농장이 침수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원강수 시장은 이날 새벽 원주천, 문막교 둔치, 호저면 무장2리 등을 찾아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복구를 지휘했다. 산사태 예보가 발령된 만큼 재난 위험지역에 대한 순찰 강화, 조속한 읍면동별 피해 상황 파악도 지시했다. 또 조종용 부시장 주제로 재난안전대책본부 긴급회의를 열고 읍면동 및 관련 시설 점검, 위험지역 인명·재산피해 예방, 계곡 및 펜션 등 고립 우려 지역 점검 등 대책을 마련, 추진 중이다. 원주시의회(의장 이재용)도 호저면 만종리 섬강 일원 등 수해 현장을 찾아 상황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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