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대, 12대, 14대, 15대 국회의원 역임

▲ 정재철 전 국회의원
▲ 정재철 전 국회의원

정재철 전 의원(사진)이 2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3세.정 전의원은 강원도 현대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1928년 2월 고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전매청과 재무부 등을 거치며 경제관료로 성장했다. 한일은행장과 신용보증기금이사장, 한국산업은행 이사장 등을 지내며 금융권에도 탄탄한 인맥을 쌓았다. 국회 재무위원장 등을 지내며 당의 살림살이를 총괄한 것도 이같은 경제관료의 관록과 실물경제 경험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정 전의원은 1970년대 처음으로 정치권과 인연을 맺을 뻔했다. 정 전의원은 강원도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매청 차장을 지낼 때다.아마 72년 쯤인 것 같다.박정희 대통령께서 별안간 전화해서 9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라고 하더라.집에 와서 얘기했더니 절대 반대였다.고민 끝에 정일권 씨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제11대 총선에 출마한 고 정재철 국회의원의 선거공보.
제11대 총선에 출마한 고 정재철 국회의원의 선거공보.

정 전의원은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전두환 정권 시절(1981년) 강원 속초·양구·인제·고성 지역구에서 민정당 후보로 출마,당선됐다. 이 지역구에서 12대(1985) 총선까지 당선됐고 소선구제로 바뀐 14대 총선(1992)에서는 민자당 후보로 속초·고성 지역구에서 다시 당선됐다.15대 총선(1996)에서는 신한국당 전국구 후보로 4선에 성공했다.

정치이력 만큼 역대 정권을 거치며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여당내 당서열 3위인 전당대회의장을 지냈고 한나라당 통합선거관리위원장으로 2002년 대선을 책임지기도 했다. 이명박 전대통령 당시에는 당중역들과 일찌감치 이 전대통령 지지를 선언,대선을 주도하기도 했다.당시 논현동 이웃사촌이었던 이 전대통령과의 인연은 아들인 정문헌 전의원이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입성하는 계기가 됐고 정문헌 전의원은 정 전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재선에 성공하기도했다.

정치적 중량감은 지역구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졌다. 17년간 강원도민회장을 지내며 크고 작은 도정현안을 지원했다. 정 전의원은 강원도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원도가 8개 지역구였던 때가 있다. 도세를 확장시켜야 되겠다 싶어 심명보 의원하고 14개 지역구까지 만든 적 있다. 임기 중에 속초항과 양양국제공항, 통일전망대가 들어섰고 IBRD차관을 끌어다 인제∼양구 도로를 건설했다.”고 밝혔다. 실제 정 전의원이 진부령 도로 개설을 주도하면서 고성 일대의 콘도미니엄 건설이 급속히 늘어 오늘날 동해안 관광의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정 전의원은 평소 “애향심을 가져야 한다.고향 발전에 미쳐야 한다”고 밝힐 정도로 지역발전에 깊은 애정을 보였다. 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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