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타당성 입증 불구 3개 기관 협약 후 2년 넘도록 공전
옛 종축장 부지 센터 건립 ‘지지부진’
도, 2018년 종축장 부지 현물 출자
지난해 3자 업무협약 통해 공식화
도개공 부지활용 방안에 건립 제동
시, 도에 적정부지 제공 강력 촉구
도의회 긴급요청 불구 도 ‘묵묵부답’

강원도가 약속한 원주 옛 종축장 부지의 ‘복합커뮤니티 센터(3세대 어울림 커뮤니티 센터) 건립’이 하세월이다.추진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강원도가 장기간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는 지난 2018년 도유지인 원주 옛 종축장 부지 6만1500㎡를 도개발공사(이하 도개공)에 현물 출자했다.도개공의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다.부채 비율이 높으면 정부 경고를 받고 경고가 누적되면 청산에 이를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도는 종축장 부지 도개공 출자를 결정했다.

출자에 앞서 최문순 지사는 도의회 본회의를 통해 “해당 부지 활용을 원주시에서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발언했다.부지가 도 소유지만 관례상 해당 지자체의 용인이 필요한 데다 부지 개발행위 인허가 권한이 시에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이에 따라 시는 자체 구상 중이었던 대형 공연장 건립을 옛 종축장 부지 활용책으로 제시했다.도내 북부권에는 1600석 규모의 춘천 백령아트센터가 있지만 남부권에는 도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인구 규모에도 불구,1000석 이상 공연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을 토대로 원주 옛 종축장 부지의 복합커뮤니티 센터 건립은 지난 2019년 3월 도와 원주시,도개공이 ‘원주 (구)종축장 부지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공식화됐다.건립 완료 시점은 오는 2023년까지로 정했다.특히 도가 해당 부지에 전액 도비로 복합커뮤니티 센터를 조성하고 도개공은 센터 조성을 위한 적정 부지를 제공키로 했다.또 시는 도가 지원한 3억원의 도비를 투입해 해당 부지의 센터 건립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에 나섰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개발공사가 해당 부지의 90%를 자사 수익 창출 용도로 활용하겠다며 부지의 약 10%만 원주시가 무상 사용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제시,센터 건립에 제동이 걸렸다.이에 대해 시는 대규모 공연장을 포함한 센터 건립을 위해서는 전체 부지의 3분의 2이상 필요한 만큼 협약대로 적정 부지를 제공할 것을 도개공에 강력 요구하고 도지사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이듬해인 2020년 3월 도가 원주와의 약속 이행을 재확답하며 논란은 수그러 들었다.용역 결과,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시 비용편익(B/C)이 1.046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700석의 다목적 공연장과 소공연장(300석),전시·창작 및 3세대 문화플랫폼이 제시되고 사업비는 1096억원으로 추정되는 등 추진 방향 및 규모도 한층 구체화됐다.하지만 도가 후속조치에 전혀 나서지 않으면서 협약 후 2년 반이 지난 올 8월 현재까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원주시의회는 지난 해 9월 제220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최미옥·곽문근·안정민 의원이 공동 발의한 ‘종축장 부지 3세대 어울림 커뮤니티센터 건립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도와 도의회,도개공,지역구 국회의원 등에 전달했다.이를 통해 시의회는 “도가 시간 끌기로 약속이행을 미루며 실망감을 주고 있다”며 “도는 서둘러 관련 예산을 수립해 센터 건립 약속이행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시는 지난 해 10월 원주권 도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경제적 타당성까지 입증된 강원 남부권을 아우르는 문화시설”이라며 2022년 착공이라도 가능토록 도의회 차원의 지원 협조를 긴급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는 묵묵부답이다.시는 사업 정상 추진을 위해 도에 해당 부지를 도개공으로 부터 다시 돌려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개공에는 해당 부지에 상응하는 도유지를 대체 제공해 현안인 부채 비율을 낮추고 도가 당초 약속인 종축장 부지의 센터 건립을 서둘러 추진해 달라는 요청이다.이에 대해 도는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원주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도지사 후보들이 해당 사업을 공약토록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비난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태욱 tae92@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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