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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명예교수이자 국문학자인 오탁번 시인이 지난 14일 별세했다. 향년 79세.1943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원주중과 원주고, 고려대 영문학과와 동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국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2년 원주고 재학 중 시 ‘걸어가는 사람’으로 학원문학상에 당선됐으며 1966년 동아일보 (동화), 1967년 중앙일보(시), 1969년 대한일보(소설)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신춘문예 3관왕’으로 이름을 알렸다.등단작인 시 ‘순은이 빛나는 이 아침에’와 함께 정지용문학상 수상 작품인 시 ‘백두산 천지’가 대표 작품으로
문학/출판
김진형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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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김유정문학촌, 원주 토지문화관, 강릉 김동명문학관, 인제 만해문학박물관이 ‘지역 문학관 상주작가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한국문학관협회는 최근 2023년 문학관 상주작가 지원 사업 심의결과를 발표했다. 선정된 문학관은 총 30곳이다. 강원도의 경우 김유정문학촌, 김동명문학관, 만해문학박물관이 5년 연속 선정됐으며 토지문화관이 새로 상주작가 지원사업을 수행한다. 이들 문학관은 공모를 통해 상주작가를 선정할 예정이며 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사업을 진행한다.문학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은 지역 문인의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문학 프로그램
문학/출판
김진형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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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로 나아가는 슬픔, 그런 삶 속에서 다시 찾는 기쁨. 조영란 시인의 시집 ‘오늘은 가능합니다’는 그런 생의 순환을 말하고 싶은 듯 하다.원주에서 활동하는 조 시인의 세번째 시집이 나왔다. 시인은 의연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감정의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임을 여러 구절에서 말한다. “놓친 것들과/놓아야 할 것들이 많아서 //거짓없는 슬픔에 잠겨 있다//그러나 너무 무겁지 않게/그러나 너무 가볍지 않게”(시 ‘봄꿈’ 중)와 같은 부분에서 읽는 이도 내면의 무게를 스스로 재보게 된다. 여물어 가는 삶 속에 숨은 한숨과 그늘, 쓸쓸함을
문학/출판
김여진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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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학회의 11번째 학술서 ‘김유정 문학과 세계 문학’이 나왔다. 김유정 문학에 대한 13편의 논문과 하창수 작가의 소설 ‘유정과 이상의 날들’, 김혁수 작가의 희곡 ‘유정, 봄을 그리다’를 수록했다. 수록 논문은 김유정 문학의 세계문학적 보편성과 고유성, 콘텐츠 원형의 확장 가능성, 문제성 등을 고찰했다. 이만영 평론가는 1930∼1960년대 김유정론의 전개 양상을 중심으로 쓴 ‘김유정과 문학사’에서 ‘해학’이라는 요소에 주목했다. 식민지 시기까지는 김유정의 소설에서 해학을 읽어내려는 시도가 거의 없었다. 이태준 소설가는 김유정
문학/출판
김진형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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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차오른 슬픔이 / 나의 사료였구나” 강릉에서 활동하는 김겸 시인의 첫 시집 ‘하루종일 슬픔이 차오르길 기다렸다’가 나왔다. “어떡하지” 하고 주저하다 밖으로 나온 시편들은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나올 것 같다. 최선을 다해 어긋난 위태로운 마음들이 맺힌다. 고개를 돌리면 오늘도 ‘척’하고, “타인이라는 독화살”이 날아온다. 언어의 통증은 더욱 선명하다. 앙상한 뼈대를 꺼내놓고, 혹한을 견디지만 슬픔의 극점은 여전히 멀다. 어차피 ‘나’ 자신은 미확인 물체와 같은 ‘증명 불가’의 영역이다. 차갑게 식어버린 세상에 대한 경고인
문학/출판
김진형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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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출신 주영선 작가의 소설집 ‘세 자매’는 익숙함이 낯섦으로 변한 이야기로 읽힌다. 이 낯섦의 간극은 찢기고 멍들며 풍화된 세월로 인한 것이다. 작품은 표제작을 비롯해 ‘데스레시피’, ‘내 이웃의 하나뿐인 존재’, ‘아빠, 없다’, ‘귀꽃’ 등 5편의 중·단편 소설이 실려있다. 말 맛을 살리는 대사와 상황에 대한 적절한 묘사가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작중 인물 대부분은 폭력에 노출된 연약한 존재다.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가 있고, 친구는 거짓말로 ‘나’를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만든다. ‘아빠, 없다’에서는 자폐성 발달
문학/출판
김진형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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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전사 광부와 폐광지역을 주제로 다룬 책들이 잇따라 나왔다. 탄광문학 연구자인 정연수 시인이 쓴 ‘한국탄광사:광부의 절규’, 힐링드림협동조합과 태백시가 펴낸 그림책 ‘블랙 산타가 된 까망 요정 땅요’다. 학술서와 그림책으로 장르와 성격은 완전히 다르지만 광부와 폐광지역이 처해 있는 현실을 그 지역 혹은 개인만의 문제로 두어서는 안되는 이유를 말해준다. 광부의 사회적 역할을 재조명하면서 이들이 사는 지역을 어떻게 살려나가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다.■ 석탄산업전사들의 과거와 미래정연수 시인이 쓴 ‘한국탄광사:광부의 절규’는 석탄산업전사
문학/출판
김진형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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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작가의 ‘도시맘은 어떻게 시골에서 영재를 키웠나’는 시골 유학을 고민하는 부모들에 전하는 조언이 담긴 책이다. 저자는 2017년 초등학교 2학년 아이 ‘릴리’를 데리고 고성 유학을 떠났다. 처음에는 도시와의 학습 격차 때문에 고민도 많았지만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과 전교생이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 문화에 매력을 느꼈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닿는 손길이 진심이었다.‘릴리’는 공교육과 온택트 학습만으로 영재원 수학·과학 과정에 합격했고, 사립 학교인 삼육중학교에 입학했다. 김진형
문학/출판
김진형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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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지역출판연대(대표 유현옥)가 엮은 ‘내가 사랑하는 춘천, 그곳’은 춘천 사람들이 말하는 춘천 이야기다.‘춘천 이야기 공모’를 통해 선정된 13명의 글과 사진, 그림 등을 실었으며 임영옥 화가가 공지천, 소양강, 소양강댐 등 글 속의 주요 장소를 스케치화로 담아냈다.초등학생부터 70대 노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과 성별, 직업을 가진 춘천 지역민들이 좋아하는 장소와 추억을 담았다. 김해숙 수필가는 약사리 고갯길을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과 비교하며 불교와 천주교, 기독교가 공존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장소의 역사는 지역민들의 삶과
문학/출판
김진형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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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서 활동하는 최승관 시조시인의 ‘강릉항 구름 엽서’는 강원도 곳곳의 풍경을 시조로 담아낸 기행시조집이다.50편의 연시조와 100장의 사진이 담겨있다. 시인이 직접 촬영한 강릉 선교장, 속초 화암사 등의 사진이 눈길을 끈다. 시조 ‘대청봉 독수리’에서는 “비밀을 갖는 것은 스스로 섬 되는 것/수도승 천년 수행 이보다 더 깊을까/가부좌 저린 오금은/잊은 지가 오래다”고 했다. 김진형
문학/출판
김진형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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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수필문학회장을 역임한 춘천 출신 이응철 수필가가 아트 에세이집 ‘녹명’을 펴냈다.그의 책은 수필을 중심으로 시조, 그림, 수필화 등이 잔칫상처럼 어우러져 있다. 사슴의 울음소리를 뜻하는 녹명(鹿鳴)은 먹이를 발견한 사슴이 다른 배고픈 사슴들을 부르기 위해 내는 소리다. 임금이 신하에게 잔치를 베풀 때 쓴 악가로 시경에도 나오는 구절이다. 춘천 진병산(금병산) 잣나무 숲길을 오르며 김유정과 공자를 생각하는 등 감정의 느낌표들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언론, 상식, 건강, 고전, 지혜에 대한 단상은 여러 장르의 예술로 발산된다. 김
문학/출판
김진형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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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숙 수필가에게는 여행가의 기질이 있다. 평범한 날들에 예속되는 게 싫어질 때면 여행을 떠났다. 기행수필집 ‘낯선 날들의 유혹’은 고달픈 날의 쉼이자 도전의 기록이다. 이집트·그리스·터키·캐나다·네팔·인도·칸쿤·쿠바·멕시코·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페루 등 다녀온 국가들이 다양하다. 강원도 산골에서 자랐던 작가에게 기자 피라미드는 “거대한 짐승” 같아 보였고 페루의 나스카 라인을 보고는 “세상은 우리가 알지 못할 미지의 세계로 덮여 있다”고 경이로움을 느낀다. 여행지에서 바라보는 것은 대부분 거대한 건축물과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문학/출판
김진형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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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한 꿈 속을 헤맨다. 흰 구름 피어날 때마다 환상이 펼쳐지고, 이상한 행동도 속출한다. 어떤 때는 말을 타고 있다.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지만 깨어날 때까지 그 말을 타고 달려야 한다. 개꿈인가, 개 짖는 소리도 들린다. 한참 뒤 허름한 침대에서 일어난 꿈 수집가는 혼자 떠난 여행에서의 사건들을 기록한다.평창 출신 김도연(사진) 작가는 ‘사소한 것’에 진심이다. 말과 탁구, 그리고 빵틀을 찾는데 진심이다. 작품 대부분은 평창의 고향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다섯 번째 소설집 ‘빵틀을 찾아서’도 그렇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트콤과
문학/출판
김진형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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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출신 조세증 소설가가 장편소설 ‘천상의 여인’을 펴냈다.‘희망의 꽃 달빛 전설’, ‘소라의 꿈 풀빛 사랑’, ‘이별의 강 별빛 눈물’ 등 3권으로 구성된 소설이다.이야기는 천상의 여인인 ‘소라공주’가 지구상에서 속세의 삶을 살아가며 생명과 사랑의 가치를 새로 바라보게 되는 내용으로 펼쳐진다.인간들의 다양한 감정, 삶의 존엄성 등에 대해 여러 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줄거리가 3권에 걸쳐 이어진다.조세증 소설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신과 인간 사이에 형성돼 있는 기존의 종속관계를 벗어나 지구촌의 평등한 관계설정을 통해 인류의
문학/출판
김진형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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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여행 에세이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강원도 여행’의 저자 황윤은 역사학자이자 여행가다.저자는 경주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여행하며 색다른 강원도 여행을 소개한다. 저자의 발걸음은 강릉 김씨의 시조, 명주군왕 김주원에 대한 궁금증으로 출발해 삼척 죽서루와 실직군왕릉, 동해 해암정, 강릉 국사성황당과 경포대, 양양 홍련암 등을 지나 신라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의 흔적이 남아있는 속초 향성사지 삼층석탑까지 이어진다.한반도 최초의 통일 고대국가 신라와 그 중심에 있었던 진골 귀족들의 삶을 파헤친다.동해안은 신라시대 영토 확장의 주
문학/출판
김덕형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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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세이집 ‘열두 달 홍천살이’를 쓴 허은희씨는 1992년생 홍천 토박이 청년이다.고향 홍천은 그를 성인이 되자마자 도시로 내보냈고 이후 저자는 경기 용인과 서울, 춘천 등에서 살았다. 미얀마에서 1년 넘게 머물며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고향에 돌아오더라도 여름이 오기전 늘 다시 떠났던 그가 홍천의 주민으로서 오롯이 열두달을 지냈다. 1∼12월 월별 이야기로 나눠진 책은 지역의 다양한 청년들과 긴밀한 연결선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에 썼다.저자는 지난 해 8월 기준 홍천에 사는 2030세대 청년이 1만 170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문학/출판
김여진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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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 활동하는 김보람 시인이 첫 동시집 ‘까무룩, 갑자기 아득해져요’를 펴냈다.시인의 할머니는 100년의 세월을 사신 후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까르륵’ 웃으며 건강했던 할머니는 어느날부터 기억이 까물까물해지고 까무룩 잠이 들곤 했다. 엄마가 보고싶다며 보따리를 쌌다가 풀었다 하기도 했다.시인은 그런 할머니의 기억 속을 여행하면서 52편의 동시를 건져냈다. 동시는 새근새근 잠 든 아이를 대하는 것처럼 따뜻하게 쓰였다.아픈 이야기지만 할머니의 시간은 다시 쓰인다. 호박을 벅벅 긁어다가 “아프지 마라”며 ‘달님 죽’을 끓여 주시고
문학/출판
김진형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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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정 시인은 자신의 시 ‘탈脫’에서 ‘한국 현대 시문학사 / 2000년대 시경향’으로 탈국가·탈민족·탈장르·탈서정·탈경계를 나열하고는 이렇게 끝맺는다. ‘진정, 그곳을 향해 가는건가? 탈脫 시인!’■ 시의 양심을 발골(拔骨)하다동해 출신 이선정 시인의 두번째 시집 ‘고래, 52’는 시를 위한 변명이자 시인들에게 보내는 경고장이다. 한국 시단의 ‘꼴불견’들에게 보내는 야유다. 대형 출판사에 줄을 대고, 문학상에 목을 매는 시인들, 등단 매체의 족보를 따지는 관료적 문단과 난해와 불통이 자랑인줄 아는 시들이 그 대상이다. 하지만 잘못
문학/출판
김여진
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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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정 시인은 자신의 시 ‘탈脫’에서 ‘한국 현대 시문학사 / 2000년대 시경향’으로 탈국가·탈민족·탈장르·탈서정·탈경계를 나열하고는 이렇게 끝맺는다. ‘진정, 그곳을 향해 가는건가? 탈脫 시인!’■시의 양심을 발골하다동해 출신 이선정 시인의 두번째 시집 ‘고래, 52’는 시를 위한 변명이자 시인들에게 보내는 경고장이다. 한국 시단의 ‘꼴불견’들에게 보내는 야유다. 대형 출판사에 줄을 대고, 문학상에 목을 매는 시인들, 등단 매체의 족보를 따지는 관료적 문단과 난해와 불통이 자랑인줄 아는 시들이 그 대상이다. 하지만 잘못은 시가
문학/출판
김여진
202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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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매일신보 기자를 지냈던 춘천 출신 언론인 송순기(宋淳夔, 1892∼1927)라는 사람이 있다. 봉의산인(鳳儀山人)과 물재(勿齋), 혹은 물재학인(勿齋學人) 등의 필명으로 활동한 그는 1919년부터 1927년까지 매일신문 편집기자, 논설부주임, 편집 겸 발행인을 지냈다. 기사뿐 아니라 전방위적 글쓰기로 야담·소설·한시·논설·기행문·전(傳) 등 다양한 장르를 두루 섭렵한 근대 지식인이자 한학에도 조예 깊은 유학자였다. 그러나 그의 고향 춘천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1921년 송씨가 쓴 ‘기인기사록’은 신문에 현토식(
문학/출판
김진형
2023.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