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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부터 두달 예정으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체류하고 있다. 8년 전부터 즐기는 탱고를 즐기려고 왔다.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지만 탱고에 푹 빠져서 주변 여행이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관광조차도 못 해 보았다. 비행기를 2번에서 3번 갈아타야 하고, 30시간 이상 비행기에 갇혀 있어야 도착할 수 있는 지구 반대쪽에 있는 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 그래서 사람들이 묻는다, ‘그 먼 곳까지 뭐 하러 갔냐?’고, 나는 답한다 ‘그냥 좋으니까’직접 경험한 아르헨티나의 현실은 이렇다. 5년 전 처음 방문했을 때 1달러에 100페
도민시론
이종화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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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2월 말, 날리는 눈발을 보니 올 한해 새삼스러웠던 것 두서너가지 떠올리게 됩니다. 그 얘기 좀 해볼까요.새삼스러운 견해 하나, 인구에 회자 많이 되기로 페미니즘, 이 용어 빠지지 않습니다. 귀하는 페미니즘을 어떻게 이해하시나요? 페미니즘의 ‘ㅍ’자만 들어도 고개가 외로 꼬아지시는 분은 아닐까요? 제가 새삼스럽게 이 용어를 거론하는 것은 지난 9월에 있었던, 지금은 한국여성수련원에 이미 부임한 수련원장 후보 인사 청문회가 생각나서입니다. 너무 지난 일이라구요? 시간은 흘렀을지 몰라도 문제의 본질은 현재형이라 드리는 말씀이니
도민시론
이경순
202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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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송파 세 모녀 사건2014년 서울 송파구 단독주택 반지하에 세 들어 살던 60대와 30대 세 모녀 일가족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어머니 박씨는 식당 일을 하며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는데 사건이 있기 몇 달 전 몸을 다쳐 일을 그만두게 된 후로 생활고에 시달렸다. 큰딸은 당뇨와 고혈압에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작은딸은 만화가 지망생으로 아르바이트를 해왔으나 신용카드로 생활비와 병원비를 부담해오다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세 모녀는 70만원이 든 봉투와 유서를 남겼는데 유서에는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
도민시론
강주영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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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사건사고 기사의 일부에는 전세사기로 피해를 본 이들의 사연이 넘쳐나고 있다. 물론 전세금을 받지 못할 위험에 처해있다고 하여 모두 ‘전세사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전세사기를 우려하여, 혹은 전세금을 받지 못할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사무실을 방문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계약 전 등기부등본이나 전입세대 열람내역서에서 선순위 권리관계를 확인하는 것, 잔금일에 전입신고하고 확정일자를 받아 두어야 한다는 것쯤은 대부분 알고 있다. 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선순위 권리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보증금을 돌려
도민시론
정원선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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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날들은 자연의 선물을 푸지게 받을 수 있는 시간여행이다. 평창에서 강릉까지 걸었다. 율곡의 길을 새로이 개척하는 프로젝트였다. 봉평의 봉산서재와 판관대는 율곡의 아버지 설화가 묻어나는 곳이다.오대산을 거쳐 대관령 반정의 사임당 사친시비, 그리고 옛길의 단풍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오롯이 받으며 걸었다. 그중에 효석 문학의 숲은 단풍길이 백미였다. 효석문학마을 이효석생가를 지나 안쪽 깊숙이 자리한 문학의 숲은 강원도의 대표 문학공간으로 내세워도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덕분에 참 좋은 가을날의 소풍을 좋은 분들과 즐거이 나누었
도민시론
이종덕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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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지구가 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하자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의 시대가 끝나고 지구열대화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지구열대화는 ‘끓어오르는 지구’라는 뜻의 ‘글로벌 보일링(global boiling)’을 번역한 것인데 확실히 따뜻해지거나 데운다는 의미의 ‘온난화(Warming)’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깊은 인상이 ‘나’를 넘어 ‘우리’를 향하면 그것은 새로운 ‘이름’을 얻어 사회 구성원들이 그 이름에 주목하고 그 인상을 공유하게 한다.이탈리아의 한 기상 웹사이트는 이번 여름 유럽 전역을 덮친 폭염을 ‘케르베
도민시론
박응석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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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쯤 나는 동해시로 이주하며, 청년센터에 입사했다. 입사 시기가 시기인지라 입사 전 진행된 사업의 결과보고서를 작성하는 동시에 차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했다. 동해시 청년들을 지원하겠다고 호기롭게 입사했지만, 부끄럽게도 당시 나는 동해시 청년들을 만나본 적도 없고, 대학이 없는 지역에서 청년을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도 몰랐을뿐더러 지역 청년들이 원하는 것도 알지 못했다.당장에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했기에 수요조사를 진행할 시간은 없어, 기존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 결과나 동해시 청년기본정책 추진방향 연구(설문조사 응답자
도민시론
박지예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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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예사롭지 않다. 이른 봄 2월 17일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장기소모전의 늪에 빠진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포탄을 구매하려 한다며 경고한 바 있다.짙어 가던 북·러 무기 거래와 군사 밀착 의혹은 7월 27일 평양에서 개최된 소위 ‘전승절’ 70주년 기념 야간 열병식에 참석한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 ICBM ‘화성-18형’ 등장에 거수경례로 화답하며 가시화된다. 당일 김정은 총비서 안내로 ‘무장장비전시회-2023’을 참관하며 ‘제국주의자들의 강권과 전횡’에 맞서자며 의기투합
도민시론
김진하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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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이었습니다. 눈에 초점을 풀고 걷다가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들려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기에 고개를 살짝 돌려보았죠. 수박 밭 한 가운데에 원두막이 우뚝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금빛으로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죠. 점심 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1시에 마주한 밤 풍경이었습니다.몇달 전이었습니다. 눈에 초점을 풀고 걷다가 스피커에서 ‘쓰피오-쓰피오’하며 우는 매미소리가 들립니다. 수박을 쌓아 팔고 있는 매대 뒤에는 단단한 판자로 만든 원두막 입간판이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장에는 금색 별 모양 풍선들이 반
도민시론
김수영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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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표 2기 체제가 출범했다.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참패를 계기로 심기일전하겠다는 표현이란다. 그런데 일반 국민들이, 지금 국민의힘의 모습을 쇄신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보고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이렇다. 우리나라는 유독 ‘정치의 인격화’ 현상이 강하다. 정치의 인격화란, 정치를 시스템 중심으로 바라보지 않고 사람 중심으로 파악하는 현상을 말한다. 다른 선진국과는 다르게, 정치인에 대한 팬덤 현상이 유독 심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런 정치문화가 자리 잡은 우리의 현실에서 정당이 바뀌려
도민시론
신율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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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현실세계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무언가에 목말라하며 현실을 초월하는 새로운 세상에서의 활동을 꿈꿔왔다. 가상현실 개념은 장자가 나비가 되는 ‘호접몽(꿈 플랫폼, 나비 아바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의 ‘뒷담화(은밀한 장소 플랫폼, 네안데르탈인 섬멸을 위한 전략 콘텐츠)’ 이야기부터 오래 전 소설, 영화 등에서 다루는 소재 중 하나였다. 단어 ‘메타버스’는 1992년 미국작가 닐 스티븐슨의 SF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처음 언급됐고, 인터넷 기반의 가상현실공간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집을 사고 물건을 만들
도민시론
박진상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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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추석연휴가 지났다.이번 추석을 보내는 방법으로 가족 만나고, 여행 가고, 고향 온 친구 만나고, 음식 만들고, 늦잠 자고, 아시안게임 보고, 넷플릭스 몰아보고, 아주 둥근달도 보았을 듯하다. 궁금한 마음에 다음 황금연휴는 며칠이나 될지 달력 뒤져보며 2025년 추석 연휴가 10일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 했을 많은 분이 계실 듯도 하다.이번 길고 긴 추석연휴를 우리 가족은 좀 특별히 보냈다. 명절에 모이지 않기. 한마디로 ‘밥 약속’을 하지 않았다.누군가와 밥을 함께 한다는 것은 마음을 담고, 마음 쓰며, 마음
도민시론
변유정
20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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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초이(Victor Choi)는 1962년 6월 21일, 구 소련 레닌그라드에서 아버지 로베르트 막시모비치 초이(최동열)와 우크라이나계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외동아들로 출생하였다. 친조부 막심 초이(최승준)는 본래 대한제국 함경북도 성진 출생이었고, 후일 일제 강점기 초기에 러시아 제국으로 건너간 고려인 출신이었다.빅토르 초이는 1982년 키노Kino라는 그룹으로 첫 앨범 45(러시아 말로 소로크 피아트, 음반의 재생 시간이 45분이었음)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하였다. 1990년 8월 15일 소련 라트비아
도민시론
박정대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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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김소연 시인의 신간 ‘촉진하는 밤’을 구입했다. 뜨거운 여름밤 나를 잠 못 이루게 했던 일이 생각나서였다. 책 제목도 좋았지만 뒷면에 실린 작가노트 한 줄이 내 마음에 꼭 들었다. ‘사라지는 일에 하루하루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이 삶의 의지일 수 있다는 것을 또렷하게 상기해 내면서.’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7월 밤, 나는 새벽에 소파에 누워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제가 다른 부서 발령이 났어요”이 말이 그렇게 무서운 말이라는 것을, 올여름이 되어서야 나는 처음 알았다. 가을을 앞두고 재밌게 해볼 수 있
도민시론
윤한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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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 18일 만에 전국언론노동조합에 의해 직권남용죄로 고발됐다.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MBC, JTBC에 한 탐사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보도한 과정을 자료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 이게 방통위 권한 밖이라는 것이다. 법을 보자면 개별 보도를 심의할 권한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라는 별도 기구에 있다. 요구한 자료도 취재과정 전반에 관한 것인데, 취재원을 포함한 취재과정은 예외적 경우가 아니라면 재판 과정에서 공개를 거부하거나 비공개로 판사에게만 제공하기도 한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민감한 문제인데, 오랜 언론인 경력
도민시론
송현주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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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데이’는 “고집을 부려 구태여”라는 뜻의 부사 ‘굳이’와 “하루, 날”의 뜻을 가진 ‘데이(Day)’의 합성어로 귀찮더라도 낭만적인 일을 찾아서 하는 일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춘천 닭갈비가 먹고 싶어서 퇴근 후에 열차를 타고 서울에서 춘천으로 여정을 떠난다거나, 조개구이가 먹고 싶어서 을왕리로 야간 드라이브를 떠난다거나 편의점 라면을 먹으러 한강에 가는 뭐 그런 일이다.지금 돌이켜 보니 10대 시절 나의 매일은 굳이데이였다. 하교 후에 친구들과 텐트를 매고 뒷산에 올라가 야
도민시론
김규현
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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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완화로 해외여행이 점차 회복세를 보인다. 코로나 기간 중에 해외출장을 다녀올 기회가 있어서 인천공항에 갔더니, 완전 텅빈 장소가 되었다. 공항에서 근무하는 분과 식사를 하면서 공항식당이 방문객이 아닌 공항직원들에 의해서 겨우겨우 운영된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이제 코로나로 인한 규제가 사라져서 출입국 규제가 거의 사라졌다. 이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되었다.필자는 1984년 12월 대학교 4학년때 운 좋게 평생 처음 타보는 비행기로 독일, 프랑스, 스페인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처음 비행기
도민시론
이종화
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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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공연을 하다 보면 정말 갖가지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비가 오는 야외이거나 무대가 없다거나 관객이 없는 상태에서 공연. 이보다 최악은 없을 거야 같은 생각이 드는 흙바닥부터 황송한 연출과 화려한 조명의 무대까지 다양한 곳에서 수많은 작품을 공연했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먹물과 빗물을 함께 범벅해 완성하고 바람이 거세게 불면 바람을 맞으며 바람의 방향대로 먹을 튀겨가며 마치기도 했다. 먹물이 쏟아지고 물이 엎어질지언정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도 마다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모두 내게 소중한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도민시론
김소영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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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쌍미 듕국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마디 아니할씨 이런 젼차로 어린 백셩이 니르고져 할베이셔도 마참내 제 뜻을 시러 펴디 몯할노미 하니라…(후략)’ 그 유명한 세종의 한글 만들기 프로젝트 서문이다. 우리말이 중국과 달라 백성들이 뜻을 전할 방법이 없음을 불쌍히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쉽게 익혀 편하게 사용하길 바란다는 뜻이다.세종은 한글을 만들어 시험 삼아 아들 수양대군에게 어머니의 명복을 비는 ‘석보상절’을 지어 바치게 하는데 그때 신미대사가 동참하게 된다.세종은 결과물을 보고 흡족해하며 스스로 글을 지으니 ‘월
도민시론
이종덕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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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간한 ‘2015년 죽음의 질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죽음의 질이 높은 나라 1위는 영국, 우리나라는 18위를 차지했다. 이는 임종을 앞두고 이용할 의료기관 수, 치료의 수준, 임종과 관련된 국가 지원 및 의료진 수 등 20가지 항목을 조사한 결과로, 어떤 죽음이 좋은 죽음이며 좋은 죽음으로 향해가는 존엄한 삶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세계에서 죽음의 질이 가장 높은 나라 영국은 2008년부터 정부 주도로 ‘생애 말 돌봄 전략’을 시행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 전략에서 좋은 죽음에 대해 첫째 고통이
도민시론
이은영
2023.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