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새인물 발굴 매진”
여고시절 문학동아리 활동
작가 김별아 만든 자양분
내달 신간 ‘불의 꽃’ 출간

▲ 강릉출신 작가 김별아

“현재 가지고 있는 것에만 의지하고 새로워지지 않는다는 것은 작가를 포함한 모든 예술가들에게는 치명적인 자기 독재라고 생각해요.”

예향의 도시 강릉에서 작가의 꿈을 키우던 문학소녀가 있었다. 각종 문예대회에서 학교 대표 백일장 선수로 활동하던 그는 어느덧 대학 진학을 코앞에 둔 한 가정의 어머니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새하얀 종이를 까맣게 채우며 멈출 수 없는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는 문학소녀다. 1993년 실천문학에 중편소설 ‘닫힌 문 밖의 바람 소리’를 발표하며 데뷔한 강릉 출신 소설가 김별아(45) 작가의 이야기다.

김별아 소설가는 작가 이외의 길은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한다. 강릉여고 2학년 재학시절, 지도교사인 신승근(정선출신) 시인이 이끄는 문학동아리 ‘목련’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문학의 길로 들어섰다. “그 당시에는 젊은 시인들이 ‘다랑’이라는 커피숍에 모여 정기적으로 시 낭송회를 갖는 등 창작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되던 시기였다”며 “지금은 없어진 문학 동아리와 모임이지만 그에 자극을 받아 사춘기를 잠재우며 자연스럽게 문학을 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학창시절에도 다독(多讀)하는 습관을 몸에 지니고 다녔다. “중학교때는 ‘중2병’에 걸려 세계 문학이나 외국 명작 문학들만 읽었고 고등학교에 와서는 현대문학을 배우면서 이청준, 이문열 선생님의 글을 주로 읽었다”며 웃었다. 요즘 기성세대들은 잘 모르는 ‘중2병’을 얘기하는 김 소설가에게서 지금껏 생각해왔던 소설가에 대한 어렵고 무거운 이미지보다 젊은 독자들과도 소통할 수 있을 만큼 친근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학교를 졸업한 지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공부중이다. 작가로 활동했던 초기 10년간은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한 글을 썼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여성의 몸으로 직접 경험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고민 끝에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을 쓰기로 결정하고 지금은 ‘역사 속 소설의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어떻게 잡아낼 것인가’를 공부하고 있다. “역사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이기 때문에 역사책을 읽고 연구하는 것이 소설의 소재를 찾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내달에는 신간 ‘불의 꽃’이 출간된다. 이번에 나올 작품은 지난 2011년 탄생시킨 소설 ‘채홍’과 함께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평균 1년에 1권씩의 소설을 펴내며 쉬지 않고 달려온 그의 필력이 살아 있는 작품이기에 많은 독자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

김 소설가는 “3부작 마무리 작품이 끝난 후에는 올해 고3이 된 아들을 위해 엄마로서의 역할을 다 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숨고르기 후에는 역사속의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 독자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별아 소설가는 강릉여고와 연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제1회 청년심산문학상과 세계일보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강릉소방서 명예소방서장, 119 홍보대사, 희망서울 홍보대사, 세계문학상 심사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저서로는 ‘미실’, ‘삶은 홀수다’, ‘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래도 행복해지기’가 있다. 김세미 abc@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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