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10 (수)

[요즘에] 신중년, 기술로 다시 서다

▲ 지경배 한국폴리텍Ⅲ대학장
▲ 지경배 한국폴리텍Ⅲ대학장

인생은 계절처럼 흐른다. 봄의 청춘을 지나 여름의 열정으로 일하고, 가을 무렵 우리는 문득 생각한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정년이 가까워지고, 오래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는 그 순간. 그동안 붙잡아 두었던 두려움과 허무가 밀물처럼 몰려온다. 하지만 또 누군가는 말한다. “인생 2막은 지금부터야!”.

이제 우리는 ‘신중년’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서 있다. 몸은 늙어가지만 가슴속 불꽃은 여전히 뜨겁다. 속도는 느려졌지만 그 걸음에 지혜가 깃들었다. 하지만 ‘라떼는’ 때문에 과거의 영광도 떠벌릴 수 없다. MZ세대가 좋아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 그리고 그 용기를 품어줄 곳을 찾고 있다.

신중년이라는 이름은 단지 숫자의 경계가 아니다. 그것은 변화에 적응할 줄 알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이름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 혹시 지금 어디쯤에서 멈춰 서 계신가요? 변화가 두렵고, 다시 시작할 용기가 필요하신가요? 그렇다면 폴리텍대학의 문을 두드려보자. 누군가는 말한다. “나이 오십 넘어 무슨 기술이냐”고. 그러나 폴리텍대학은 다르게 말한다. “기술은 마음이 열리는 순간부터 시작이다.”

폴리텍대학은 단순히 기술만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삶의 전환점에 선 신중년을 위한 ‘다시 배우는 학교’이자 ‘다시 웃는 인생의 출발점’이다. 이곳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단순한 취업 수단이 아니라, 잊고 있던 나를 다시 마주하는 시간이 된다. 디지털 기계가 낯설고, 지게차 앞에서 손이 떨리던 이들도, 이곳에서 천천히 자신감을 되찾아간다. 영상제작, 전기제어, 인공지능, 자동화 장비 등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을 하나씩 배워가며, 나는 아직도 성장할 수 있는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

이곳은 단지 기계다룸만을 가르치지 않는다. 마음을 다독이고, 용기를 심고, 함께 웃는 법을 가르친다. 기술은 그저 도구일 뿐. 진짜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통해 다시 ‘세상과 연결되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교수들은 기술자이자 상담가이고, 조력자이며, 함께 웃고 울어주는 동반자이다. 작은 성취에 진심으로 박수치고, 실수에도 용기를 북돋아주는 이 따뜻한 관계가, 신중년들에게는 가장 큰 위로이다.

이것이 국책 직업교육기관 폴리텍대학에 부여된 ‘거대한 공공성’이다.

변화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퇴직 이후 다시 마주한 생산 현장, 복지 시설, 공공기관, 스타트업에서 신중년은 ‘기술 전문가’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춘천이라는 도시 원창고개 밑자락 한편의 교정에서 비롯된다. 춘천폴리텍대학은 신중년에게 ‘기술’이 아니라 ‘희망’을 가르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추천 많은 뉴스
지금 뜨고 있는 뉴스
강원도민일보를 응원해주세요

정론직필(正論直筆)로 보답하겠습니다

후원하기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후석로462번길 22, 강원도민일보사(후평동 257-27)
  • 대표전화: 033-260-9000
  • 팩스: 033-243-7212
  • 법인명: (주)강원도민일보
  • 제호: 강원도민일보
  • 사업자등록번호: 221-81-05601
  • 등록번호: 강원 아 00097
  • 등록일: 2011-09-08
  • 창간일: 1992-11-26
  • 발행인: 김중석
  • 편집ㆍ인쇄인: 경민현
  • 미디어실장: 남궁창성
  • 논설실장: 이수영
  • 편집국장: 이 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동화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