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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6 11:10 (수)

차상찬 선생 시선따라…지역학·민족정신·여성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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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차상찬 학술대회
일제강점기 강원 생활 등 기록
춘천 연계 도시 브랜딩 제안도

▲ 2025 차상찬 학술대회가 26일 한림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 2025 차상찬 학술대회가 26일 한림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강원도의 요사이 속담에 ‘강원도 사람은 이같이 밀려가면 동해로 밖에 갈 곳이 없다’고 한다. 이것이 얼마나 비참한 말이며 기막힌 말이냐. 다른 민족에게 정복되는 것도 물론 안 되지만, 같은 민족에게 정복되는 것 역시 좋다고는 할 수 없다.”(차상찬 ‘조선문화의 기본조사-강원도호’ 중)

개벽사를 이끈 춘천 출신 언론인 차상찬(1888∼1946)이 1923년 저술한 강원도에 대한 기록이다. 강원도에 대한 애향심으로 학회를 조직하고, 광복의 날을 꿈꾸며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과 민족문화를 담은 그의 기록은 지역학의 뿌리가 됐다.

언론 자유 운동 100주년을 맞아 2025 차상찬 학술대회가 26일 한림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차상찬기념사업회, 차상찬학회, 한림대 도헌학술원·아시아문화연구소가 함께 주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허준구 강원문화예술연구소 소장이 ‘차상찬과 지역학’이라는 주제로 기조 발표를 진행했다. 차상찬이 남긴 1000여 편의 글과 저술은 지역에 대한 기록이자 당대의 시대정신이 녹아 있는 자료다. 그는 고향 춘천과 강원도에 대한 애정을 담은 글을 저술했고, 강원도에는 학회가 없다는 말에 분개해 1908년 관동학회 창립을 주도했다.

허 소장은 “차상찬의 ‘조선문화의 기본조사-강원도호’는 전통적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체제를 대부분 수용하면서 ‘세종실록지리지’의 항목을 선별 수용했다”며 “강원의 군마다 군의 지명과 연결된 별항을 통해 일제 치하의 시대 인식과 민족정신을 드러냈다”고 했다.

특히 “고향 강원도를 조선의 처녀지로 설정해 각 고을의 명승고적을 소개해, 강원도 산하에 대한 아름다움을 인식하게 하고 지역 사랑이 민 정신에까지 이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차상찬은 홍천 서석 풍암리에서 벌어졌던 동학혁명을 조명했고, 서울과 가장 가까운 도청 소재지 춘천에는 화류계가 성행해 걱정이 된다고 적었다. 또 근대적 사회 경제 요소를 도입해 강원을 기록해, 일제강점기 강원의 생활상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허준구 소장은 “청일전쟁, 춘천의병, 동학농민혁명 모두 외세의 침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고, 선생은 어린 시절 만난 역사적 사건에 민족의식을 불어넣었다”며 “조선문화의 기본조사 또한 일제강점기 부조리한 세태와 비판이자 그 당시 지역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시대의 자료이자 기록물”이라고 설명했다.

김신정 호남대 교수는 차상찬이 여성들의 사적을 모아 엮은 ‘해동염사’를 중심으로 ‘해동염사의 여성 담론 연구’를 발표했다. ‘해동염사’를 통해 근대에서 바라본 전통과 여성에 관한 당대의 시선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승욱 한림대 교수는 ‘청오 차상찬의 문화콘텐츠적 활용 방안 연구’ 발표를 통해 춘천과 차상찬을 활용한 문화콘텐츠적 기획을 통한 도시 브랜딩을 제안했다. 이민규 강원대 교수는 ‘차상찬과 한국야담사화전집’을 재조명하며 그의 문학적 영향력을 확인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정현숙 차상찬기념사업회 이사장, 김태웅 차상찬학회장, 이경구 한림과학원장, 김진호 춘천시의장, 석영기 천도교 춘천교구장 등이 참석했다.

이채윤 기자 cyle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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