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우리 사회의 취약한 곳에는 더욱 시린 한파가 몰아칩니다. 이웃의 어려움에 눈감지 않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인도주의적 연대의 가치는 바로 지금, 우리 공동체에 가장 절실한 덕목입니다. 저는‘서로 더하고 보태어 부족함을 채우다’는 깊은 의미를 지닌 사자성어, ‘기여보비(寄與補裨)’의 정신을 되새기며, 적십자회비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기여보비는 대한적십자사가 1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묵묵히 걸어온 인도주의 활동의 궤적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말입니다. 적십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찾아내어 필요한 지원을 함께 더하고(寄與), 갑작스러운 재난이나 생활고로 인해 생긴 사회적 결핍을 보태어(補裨) 채우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강원도는 매년 크고 작은 재난에 취약합니다. 지난 몇 년간 발생했던 대형 산불과 폭설, 집중호우 등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수많은 도민이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때마다 적십자사는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 이재민 구호소 운영, 긴급 구호 물품 및 식사 지원, 심리적 안정 지원 등을 제공하며 도민의 가까운 이웃이 돼 고통을 함께 나눴습니다. 이 모든 활동의 가장 확실하고 신속한 재원이 바로 도민 여러분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신 적십자회비입니다.
적십자회비는 결코 세금이나 준조세가 아닙니다. 이는 법적 의무가 아닌, 우리 도민 한 분 한 분이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스스로 이웃에게 건네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과 나눔의 성금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성금은 다음과 같이 사회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희망을 ‘보태는’ 데 귀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첫째, 생명과 안전의 결핍을 보충합니다. 재난 발생 시 신속한 현장 대응과 이재민 구호 활동을 통해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합니다. 둘째, 취약 계층의 자립 기반을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홀몸 어르신, 조손 가정, 중증 장애인 가구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맞춤형 복지 사업과 의료 지원을 통해 그들이 삶의 희망을 잃지 않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셋째, 지역사회 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합니다. 헌혈 운동 활성화, 응급 처치 교육 보급 등 인도주의 정신을 확산하고 지역사회의 재난 대응 능력을 높이는 활동을 전개해, 전체의 안전 대비 능력을 키웁니다.
이처럼 적십자회비는 우리 공동체가 스스로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서로에게 힘이 돼주는 기여보비(寄與補裨) 정신의 실천 그 자체입니다. 이번 적십자회비 모금에 기꺼이 동참해, 우리 사회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이웃의 아픔을 보듬는 숭고한 ‘기여보비’ 활동에 힘을 실어주시기를 간곡히 촉구합니다. 따뜻한 나눔이 강원도의 미래를 더욱 밝게 비출 것임을 확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