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10 (수)

[강원마켓+] 공공배달앱 없는 12개 시·군 정부지원 ‘그림의 떡’

정부 예산 투입에도…지방 ‘소외’
공공배달앱 할인에 650억원 투입
도내 시군 12곳 배달앱 미도입
점유율 높은 민간앱 대체 역부족
원주시·신한은행·소상공인 연합
작년 ‘땡겨요’ 도입 업무협약 체결
시 비대위 민간앱 보이콧 진행
어린이·어버이날 배달 소비 증가
각 평균대비 27%·16% 매출 ↑
소상공 맞춤형 지원 필요 목소리

농림축산식품부가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배달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해 ‘공공배달앱 할인 지원사업’에 650억 원의 예산을 신규 투입하기로 결정했지만 강원도 18개 시·군 중 12곳에 여전히 공공배달앱이 없어 특정 지역에 혜택이 집중되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강원지역 소상공인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전체 배달 주문 수 감소는 물론 민간 배달앱의 고리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 지원 대상은 ‘앱 있는 지역’만… 비수도권 소도시 배제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2129억원으로 확정하고 ‘공공배달앱 할인 지원사업’ 예산으로 650억원을 반영했다. 할인 지원 사업은 지역 내 공공배달앱으로 2만원 이상 3번 주문할 때 1만원 할인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오는 7월 시행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강원도내 공공배달앱은 춘천, 원주, 강릉, 홍천(이상 땡겨요), 태백, 정선(이상 먹깨비)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시군에는 존재하지 않아 이번 지원에서 사실상 제외된다.

공공배달앱은 민간 배달앱이 부과하는 최대 7.8% 배달 중개 수수료를 0~2.0% 수준으로 낮게 책정하는 등 소상공인 경영 안정을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낮은 이용률과 입점 업체 수 부족, 불편한 인터페이스 등의 이유로 이미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 배달앱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2020년 12월 강원도가 출시한 공공배달앱 ‘일단시켜’는 출시 후 3년간 운영예산에 30억원이 투입됐지만 누적 가입자 수가 강원도 전체인구의 7%에 불과하는 등 낮은 인지도 탓에 사업 철회가 결정됐다.

■ 원주 ‘땡겨요’로 경제 회생 시도

원주시 소상공인들은 대형 플랫폼에 의존한 구조에 반발하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원주시와 원주시소상공인연합회, 배달업 소상공인협회는 지난 3월 간담회를 열고 민간 배달앱의 독과점 구조와 과도한 광고비 문제로 인한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논의했다. 원주시는 지난해 9월 신한은행 및 소상공인연합회와 함께 ‘땡겨요’ 앱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원주사랑상품권과의 연동도 완료한 상태다.

지역상인들은 “대기업의 정책에 따라 수수료와 광고비를 감당하면서 단골 손님과의 유대조차 사라지고 있다”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횡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역 앱 활성화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또 원주시 배달업 소상공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1일부터 문막시장, 무실·단구동 롯데시네마, 원주중앙시장 등 주요 지역에 부스를 설치하고 민간 배달앱 보이콧을 알리고 있다. 오토바이에 ‘땡겨요’ 홍보물을 부착하는 등 자발적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비대위는 참여 점포와 배달 종사자를 추가 모집해 운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땡겨요’는 2%대의 낮은 수수료로 운영된다. 원주사랑상품권 결제와 연계해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다.

신한은행은 2000원 지류 쿠폰 10만 장 배포 외에도 신규 가입 시 1만원 상당의 쿠폰, 결제 계좌 연동 시 6000원 상당의 추가 쿠폰, 매주 월요일 2000원 쿠폰 등을 제공하고 있다. 원주시도 6월부터 1억 원의 예산으로 2000~5000원 규모의 할인 쿠폰을 지원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앱 활성화가 상점주와 라이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땡겨요 점유율 30% 달성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 5월 배달 수요 급증…지역업계엔 ‘기회이자 위기’

KB국민카드의 2020~2024년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5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에는 외식 대신 배달 음식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어린이날은 5월 평균 대비 27%, 어버이날은 16%의 매출 상승이 나타났으며, 특히 음식 배달 전체 매출은 비가 오는 날에 무려 46% 증가해 악천후가 오히려 배달경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특성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가족 모임에 외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던 과거와 달리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어버이 날 등 각종 기념일에 배달음식을 선택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공공배달앱이 도입된 일부 지역의 경우 기회가 되지만 중개수수료 부담이 큰 비수도권 소도시 자영업자들에게는 이 같은 수요마저 제대로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배달앱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는 할인 쿠폰 같은 일괄 지원보다, 소상공인의 직접 비용을 줄이는 방식의 지원이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또 오프라인 중심 외식업체를 위한 다양한 소비 유인책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혜정 기자 hyej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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