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여행 지출액 총량 감소
작년 강원 관광 소비액 5조여원
전국 시·도 2위 숙박여행 중심지
지역 상권 활성화 주요 동력
소비규모 전년비 8000억원 하락
비수기 유입 저조·교통혼잡 문제
관광객 1회 평균 지출액 16만원
도, 체류형 관광모델 구축 속도
인제 10대 트레킹 명소 선정
4개 폐광지 ‘레저로그:IN’ 출시
강원도는 여름휴가 선호도, 가고싶은 여행지 등 다양한 지표에서 꾸준히 1위 또는 상위권을 차지해온 ‘관광1번지’로 자리매김해왔다. 다만, 지난해 국내 여행객들의 총지출액이 5조4280억원 수준으로 2023년 6조 2000억원대에서 8000억원 가량 소비하락을 보였다. 여행 지출액 총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체류형 관광객 유치와 소비 확대를 위한 전략 마련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 강원관광, 숙박여행 중심 소비구조 뚜렷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4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지역을 방문한 국내 관광객들의 총 지출액은 5조42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시·도 가운데 제주(6조146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경기(4조2470억 원), 전남(3조1630억 원), 경남(2조9850억 원) 등 다른 지역들과 비교해도 강원도의 관광소비 규모는 압도적이다.
관광소비의 핵심은 ‘숙박여행’이다. 강원도는 제주와 함께 숙박여행 중심 지역으로 분류됐다. 충분한 관광자원을 확보, 관광객이 당일여행보다는 2~3일 이상 체류하는 숙박여행을 즐길 경우 그만큼 소비도 늘어나는 구조다. 지난해 당일 여행을 제외한 전국 숙박여행 지출액 24조9110억 원 가운데 강원이 차지한 비중은 17.7%로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강원도의 숙박여행 지출만 따로 보면 4조4150억 원으로 총 지출과 마찬가지로 제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여행 형태별 소비 패턴에서도 강원도는 숙박여행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동해안 해수욕장과 설악산, 오대산 등 산악 관광지뿐 아니라 겨울철 스키장, 여름철 해양레저시설 등 다양한 체류형 관광지 덕분에 강원도 관광객들은 장기간 머물며 많은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음식점, 교통, 소매업, 체험프로그램, 관광지 입장료 등 지역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실제로 강원도 내 특산물 판매장, 전통시장 등에서도 관광객 소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숙박업 외에도 지역 상권 전반에 걸쳐 관광소비가 확산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요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 과제는 비수기 대응과 고부가가치 관광
다만 지난해 여행 지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강원도지만 관광소비 규모는 오히려 전년보다 크게 감소한 모양새다. 6조원대 소비규모가 5조원대로 줄어들면서 강원지역 관광산업이 지니고 있는 콘텐츠·시설 노후화 등의 몇 가지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계절적 편중이다. 여름철 해수욕장과 겨울철 스키장 등 일부 성수기에 관광객과 소비가 집중되는 반면, 봄·가을 비수기나 주중에는 관광객 유입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교통 혼잡과 관광지 수용능력 한계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요 관광지의 교통체증, 주차난, 숙박난이 반복되고 있다. 이로 인한 관광객 불편과 지역 주민들의 생활 불편 문제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관광객 1회 평균 지출액이 아직 제주에 비해 낮은 점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여행객들의 1회 평균 여행 지출액은 52만 8000원, 강원도는 부산과 함께 16만 6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원도는 체류기간 연장과 고부가가치 관광 유도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레저·체험형 관광상품 개발, 지역 축제와의 연계 관광 활성화 등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봄·가을 비수기 대응을 위해 웰니스 관광, 생태관광, 지역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 풍부한 관광자원 활용 체류형 상품 등장
지자체 차원의 관광객 유치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제군과 인제군마케팅센터는 최근 지역 관광 활성화와 걷는 길 명소화를 위해 ‘하늘내린인제 10대 트레킹 명소’를 선정했다. 소양강둘레길, 자작나무숲길, 십이선녀탕계곡 숲길 등 지역의 대표 걷기길 10곳이 포함됐다. 군은 관광 안내 체계 구축과 산책길 정비, 숙박·식음료·체험 프로그램과의 연계로 사계절 체류형 관광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폐광지역 4개 시·군(태백, 삼척, 영월, 정선)에서는 강원관광재단 주도로 체류형 여행상품 ‘레저로그:IN’이 이달부터 출시된다. 이 사업은 지역 레저시설과 숙박업소, 전통시장 등을 연계한 패키지 상품과 할인 이벤트 등을 통해 관광객 체류시간과 소비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혜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