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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6 11:10 (수)

[뉴스옆자리] 그놈의 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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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들의 ‘목’은 왜 늘 그렇게 바쁠까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자들은 늘 목에 무언가를 걸어왔습니다. 옥패, 금목걸이…. 그것들은 권력의 상징이자 동시에 권력의 올가미였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는 금으로 목을 휘감고 살아 있는 신이라 자처했습니다. 조선의 권문세족들은 옥으로 치장하며 백성 위에 군림했고, 유럽의 루이 14세는 궁전 곳곳에 금칠로 왕궁을 밝히며 스스로를 태양이라 불렀습니다. 그러나 그 호화로움은 결국 프랑스 재정을 파탄으로 모는 시발점이 됐습니다. 로마 황제들은 금으로 만든 화관을 쓰고 민심을 잃었으며, 결국 군중의 환호 대신 야유 속에서 권좌를 내려놓았습니다. 화려함은 늘 오래가지 않았죠.

그래서인지 김건희 여사의 명품 목걸이 논란은 새삼스럽지 않게 느껴집니다. ‘빌린 것 → 모조품 → 분실 → 받지 않았다 → 받은 뒤 돌려줬다’로 이어진 3년 넘는 해명 과정은 한국 정치사의 길고 지루한 ‘목걸이 드라마’가 되어 버렸습니다.

목걸이 하나로 이렇게 시끄러운 이유는 단순히 물건 값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 목걸이를 착용했던 사람이 보여준 권력의 태도, 국민을 대하는 방식, 그리고 책임감의 무게가 새털처럼 가볍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문제는 목걸이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목걸이를 건 사람의 책임감 아닐까요. 금이든 모조품이든, 권력자의 목에 걸리는 순간 그것은 단순한 사치품이 아니라 그 사람의 거울인데 말이죠.

역사는 무게를 견디지 못한 권력이 결국 목걸이와 왕관, 장신구들과 함께 목까지 잃게 된다는 사실을 숱하게 증명해 왔습니다. 반짝이는 것을 걸기 전에 거울 앞에서 자신을 먼저 돌아보세요. 그리고 우리는 목걸이의 광채보다 그 사람이 지닌 책임감을 먼저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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