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떨리는 마음으로 첫 번째 편지를 보냈습니다. 누군가 열어볼까, 몇 줄이라도 끝까지 읽어줄까, 사실은 걱정이 더 컸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한 작은 시도가 어느새 1년, 돌잔치를 맞은 아이처럼 뉴스레터도 첫 생일을 맞았습니다.
1년이면 돌잔치를 해야겠죠. 돌잔치라면 역시 돌잡이가 떠오르는데요, 여러분은 본인의 돌상에서 어떤 돌잡이 물건을 골랐는지 알고 계시나요? 오늘 뉴스레터는 돌상 앞에 앉았습니다. 연필을 잡으면, 앞으로 더 열심히 쓰라는 뜻이겠고, 마우스를 잡으면, 클릭 잘 받는 뉴스레터가 될까요? 마이크를 잡으면, 언젠가 목소리로 찾아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을 잡는다면, 오래오래 여러분 곁에 있겠다는 다짐일 겁니다.
돌이켜보니 뉴스레터는 화려한 무대가 아니라 작은 다정의 자리 같았습니다. 때론 편지, 때론 일기처럼, 일상과 계절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였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한주의 시작을 서두르는 이에게는 잠시 머물러 쉬어가며, 사소한 이야기 속에서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누군가 열어본 기록과 짧은 메일 한줄 “잘 읽었어요”라는 한마디,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는 매주 조금 더 세심하게 일상을 바라보고, 말랑한 언어를 건져 올릴 줄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이 뉴스레터는 가끔 찾아오는 편안한 친구 같은 자리로 남고 싶습니다. 한 살을 채운 지금,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서툴더라도 꾸준히, 작더라도 따뜻하게,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성장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생일 축하 노래 대신, 조용히 ‘다음 주에도 잘 부탁합니다’라고 인사드리며 마칩니다.

